모호함이 마음을 뜨겁게 할 때

티노세갈 개인전과 달과 6펜스

by 김유례

이번 주말에 읽은 <달과 6펜스> 그리고 리움에서 관람한 티노세갈의 개인전은 일반적으로, 정상이라고 불리는 것을 뛰어넘는 이야기와 형태를 담아 마음을 더 뜨겁게 울리는 데 있어 무척이나 닮았다.


이런 두 작품을 토요일과 일요일에 나란히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은 규칙, 예의 등의 정반대에서 불러일으키는 증오와 혐오와 괴로움이 얼마나 비등하게 얽혀있어 삶을 지탱케 하는지를 소슬하게 풀어내는 듯하다.


티노세갈은 새로운 접근법으로써의 작품을 지향하는 작가로 고정적인 오브제가 아닌 수행자, 그리고 관객을 작품의 전체로 인식한다.


일정한 공간을 궤도로 하는 범위 안에서 각자에 기질에 따른 상호작용이 작품이자 의미가 된다.


앨범에 담긴 건 포스터 뿐 기억에 담긴 그 뜨거운 매료의 감정은 저마다의 방법과 모양으로 결실을 보지 않았을까.



달과 6펜스는 어떤 고약한 기질 너머 자신으로의 열띤 추격을 맛본 예술가의 삶을 기록한다. 굳이 선과 악으로 추정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추구는 무지일까 지혜일까.


언제나 경계와 선, 사랑과 불확신이라는 이분법적 결단에 익숙한 나에게 모호함과 불투명함은 어떻게 자리 잡게 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날들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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