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간 기행

고을 소통체 주 당산제 이야기

by 김용근

원님이 백성의 형편과 마음을 살펴내던 고을 주 당산제 이야기

정월 초가 되면 마을마다 당산제가 열렸다
무사안녕과 공동체의 강건을 바라는 마음을 모아내는 연례행사였다

고을 당산제를 대표하는 주 당산제도 연초에 열렸다
고을 주 당산제가 열리는 전날 고을 백성들은 지난 일 년 살이의 형편과 억울했던 일 그리고 새해 소원을 적은 소지를 저마다 당산 줄에 걸었다

다음날 원님이 참석한 주당산제가 끝나면 이방은 당산 줄에 걸린 백성들의 다양한 소리가 적힌 소지를 거두어 돌아갔다
원님은 그 소지에 적힌 백성들의 민원을 파악하고 새해 희망을 시책에 담았다
원님의 귀를 막았던 크고 작은 일들, 백성들의 지난 일 년살이 형편과 새해 희망은 원님에 대한 백성들의 채찍이었다


고을 주당산나무에는 짚으로 꼬아 만든 두줄의 새끼를 둘렀다
하나는 윗줄 하나는 아랫줄이었다
윗줄은 원님을 칭찬하는 백성들의 소지를 거는 곳이고 아랫줄은 원망과 소원의 소지를 거는 줄이었다

백성들은 그 두 줄에 걸린 소지의 많고 적음을 매년 기억했다가 원님이 떠날 때 선정비를 세우는 기준으로 삼기도 했다

일 년 동안 숙성되어온 백성들의 마음은 해마다 고을 당산제에 들어 선한 공동체의 접착제가 되었다
백성들의 신문고 주당산제는 고을의 자정제였다

문화는 고을 백성들의 치유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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