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간 기행
자기 집 장독에 남의 집 간장 들이지 않는다
지리산 간장 개울 이야기
자기 집 장독에 남의 집 간장 들이지 않는다는 말에서 나온 간장 개울 이야기는 이렇다
지리산 작은 고을에 원님이 부임했다
고을은 작지만 백성들의 자존감은 크고 고을이 가진 정체성은 뚜렷했으니 백성들 모두의 자긍심은 높았다
비록 산물이 풍부하지는 못해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도 이웃사촌의 정은 끈끈해서 흉년에도 마을에서 석 달 안에 굶어 죽은 사람 없었고 고을에서 삼 년 안에 굶어 죽은 사람 없었다
어느 해 그 고을에 부임한 원님은 고을의 번영을 위한다며 여러 가지 일들을 벌여 백성들의 원성을 사기에 이르렀다
그중 한 가지는 이랬다
고을 가운데로 개울이 흐르고 있었다
백성들의 빨래터와 아이들의 놀이터였으며 둑가에 세워진 정자는 백성들의 여론창구였다
수백 년 동안 그 개울이 넘쳐 수해를 입은 적은 없었다
개울 상류에 물막이 수문이 있었고 백성들의 번등 관리로 개울이 잘 관리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원님은 그 개울을 직선으로 바로잡아 치수를 해야 한다며 정자도 철거하고 개울 바닥도 파헤치는 토목공사를 강행했다
백성들이 원님의 고집과 무식한 용감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살펴보니 이웃 고을 원님의 치수 작업이 관찰사의 칭찬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고 따라 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얼마 후 관찰사가 고을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유지들은 접대장소인 소리청에 가서 남의 집 간장으로 음식을 만들어 상에 올리라고 했다
그 소리청 음식은 유명하여 음식 맛을 기억하지 않은 역대 관찰사는 없었다
그날이 왔고 음식을 접대받은 관찰사는 음식 맛이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그 자리에 동석했던 유지들은 소리청 간장이 떨어져서 남의 집 간장으로 음식을 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유지들의 그 말뜻을 못 알아들을 리 없던 관찰사는 원님의 안내로 개울 치수 작업 현장을 방문했고 그 자리에서 원님을 향해 이웃 고을 따라 하다 백성들 삶터를 망치게 생겼다며 원님의 경거망동을 경고했다
그 후 백성들은 그 개울을 간장 개울이라고 불렀다
고을의 정체성은 조상의 상속 문화를 더 단단히 하고 품격 있게 키워내는 것이고 그것의 기둥은 인문적 높은 시선이다
무식한 용감은 남의 것이 부러울 때 생겨나는 아무거나 해대는 무지의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