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간 기행

지리산 원님 감나무 이야기

by 김용근

문화대간 기행

지리산 작은 고을 원님 허리띠 나무 이야기

지리산 작은 고을 동헌 담장 밖에는 백성들의 감시를 받고 사는 감나무가 한그루 있었다
백성들은 그 감나무를 원님 허리띠 나무라고 불렀다

그 사연은 이렇다
지리산 어느 작은 고을 백성들은 관아에서 일을 보는 관리들의 착취로 원성이 그칠 날이 없었다
그 고을에 나이 어린 원님이 부임했다
그는 부임 첫날 동헌 밖 감나무를 찾아가 자신의 허리 높이에 흰 천으로 꼬아 만든 새끼줄을 묶어 두었다
백성들이 그 사연을 물으니 원님이 허리띠를 졸라매어 백성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자신에 대한 채찍의 징표라고 했다
그리고는 관리들도 각자의 이름을 적어 꼬아 만든 끈을 자신의 허리 높이 만큼에다 묶어 두라고 했다
원님과 관리들은 매일 조회를 하기 전에 그 감나무로 가서 자신들이 묶어놓은 끈을 보고 와서 업무를 시작했다

일 년이 지난날 원님과 관리들은 백성들을 감나무에 모이게 하고 일 년 전에 묶어둔 끈을 다시 갈아 묶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자신을 포함한 관리 모두가 일 년 동안 재산이 늘어났으면 더높이 묶어달고 재산이 줄었으면 더 아래로 묶어 매달도록 했다
그리고는 재산이 늘어서 일 년 전에 묶었던 끈보다 더 높은 곳에 천끈을 묶은 관리들은 그 사연을 백성들에게 낱낱이 고하게 했다
거짓으로 묶여 매달린 관리들의 감나무 끈은 다음날 백성들이 가져온 붉은 비단 조각이 꼬리에 매달려 사실대로 올려 묶여졌다
원님은 그것을 보고 조사를 해서 엄벌에 처했다

가을이 되어 그 감나무에서 딴 홍시는 백성들이 매김 한 봉사와 청렴의 등급대로 관리들의 책상에 올려졌다
원님은 그것으로 관리들의 성과를 정하고 포상의 기준으로 삼았다

벼는 논에서 나오고 쌀은 방앗간에서 나온다
논과 방앗간 주인은 모두 쌀을 내지만 밥맛은 먹은 사람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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