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간 기행

시골 부모와 도시 자식의 이음매 텃밭농사 이야기

by 김용근

문화대간 기행

시골 부모와 도시 자식의 이음매 텃밭농사 이야기

보자기 텃밭 농사는 쉴틈이 없다는 농촌 어르신들 농사짓기가 한창이다
그 현장을 들여다보았다

올해 팔순을 넘기신 노 부부는 아직도 농부시다
작년까지는 논농사도 지으셨지만 올해는 집 앞 텃밭만 짓기로 했다
객지 자식들은 이틀이 멀다 하고 농사짓지 말라고 성화지만 평생을 해온 일을 당장 그만둔다는 것은 손발이 그냥 있질 못해 쉬운 일이 아니다

힘이 부치기는 해도 아침에 눈을 떠서 마당에 나가 논밭을 바라보면 농사지을 힘이 솟아나신다

농사를 지어 특별히 쓸 돈을 마련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시골 노인들과 객지 자식들의 마음을 이어가게 해주는 것이 보자기 농사이니 그만 둘 수가 없으신 것이다
자식들이 내려오면 들기름이며 참깨며 콩이며 고구마며 하다 못해 푸줏가리 무시 배추며 고추근이라도 보자기에 올말 졸망 싸서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노부부는 그 보자기 농사가 자식들과 부모의 끈이라고 생각하시며 텃밭농사를 놓을 수가 없다
올봄에도 감자 두고랑, 고추 여섯 고랑, 고구마 네고랑, 땅콩 한 고랑이 텃밭에 들었다

"엄마! 몸도 예전 같지 않다면서 뭘라고 텃밭을 일궜어요. 거그서 그까짓 거 얼마치나 나온다고 그래요. 도시 가면 마트에 다 있고 돈도 조금만 주면 다 산단 말이에요"

작은 딸이 어버이날 내려오지 못하게 생겼다며 한 달 먼저 와서 노부부에게 푸념이다

할머니 이야기로는 작은 딸네가 시댁 식구들이랑 그날 자동차로 큰 바닷가로 캠핑을 가게 되어서 미리 왔다간 것이라고 하셨다

돌아가는 작은 딸 고급 승용차 트렁크에는 할머니가 텃밭에서 캐온 쑥과 냉이 그리고 된장과 고추장, 참기름 한 병이 보자기에 싸여 실어졌다

"엄마 뭐니 뭐니 해도 엄마가 농사지은 것이 최고예요. 엄마가 준 것으로 해 먹으면 밥맛 없던 입맛도 돌아온다니까요 잘 먹을게요 엄마 아빠"

부릉부릉

"영감 저 감자 고랑은 막내 것인 개로 알이 많이 들게 잘 가꿔야지라우. 막내가 삼 년이나 안내라 옹개 내 맴이 콱 맥혀서 죽것소. 부도가 났단디 가족들은 밥 안 굶고 사는지 그놈 땜시로 내가 눈을 못감 것 당개라우"

오늘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텃밭에서 하루를 보내셨다
열 자식 부모 생각 자식 마음 들인 텃밭 한평 못 당한다
텃밭 농사는 농촌 노인복지 치유 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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