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간 기행
하늘도 망하게 할 수 없다는 만석꾼을 망하게 한 공정과 배려의 권력 이야기
지리산에 만석꾼이 살았다
가을마다 만석이 생겨 난다는 하늘이 내린 부자였다
1석은 쌀 144kg이니 80kg들이 쌀 18 ,000가마의 소작료를 매년 들이는 부자였다
6인 가족 1,600가구의 생계가 만석꾼에 들어 있었다는 만석꾼이란 더 이상의 부자는 없다는 상징성이다
만석꾼을 지탱해 주는 것은 소작료의 공정과 배려였다
지리산 만석꾼의 그 이야기는 이렇다
만석꾼은 소작료 징수의 집행관으로 각 구역별로 소작인을 관리하는 논감생원을 두었다
그들의 임무는 담당구역의 소작 계약과 소출량 조사에 따른 소작료 징수였다
소작인들은 가을 수확 후 연초에 계약한 소작료를 실물로 냈다
그런데 소작료를 내기 전에 구역 담당 논감생원에게 자신의 수확량을 자진해서 신고했다
풍년이 들거나 흉년이 들거나 자신이 가을에 거두어들인 수확량을 신고하면 봄에 정한 소작율에 따라 수확량의 소작율이 적용된 납부량을 통보받았다
그런데 풍년이 들거나 자신이 더 열심히 노력하여 수확이 늘어난 것에 대하여는 자진신고에도 불구하고 소작료 산출기준에 포함시키지 않고 소작인의 소유가 되도록 했다
대신 연초 약정한 소작료의 기준 소출이 미달될 때에는 소명을 하게 했다
가뭄때문이었는지 병해충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논 관리를 소홀히 해서였는지 몸이 아파서였는지 등의 소명을 듣고 이웃 소작인들의 동의를 거쳐 소작료를 감해주는 배려 공동체를 가졌다
그런데 게을러서 논 관리를 소홀히 하여 수확량이 적은 것에 대한 소작료의 감면 대가는 다음 해 소작 계약의 재계약 불허로 공정성을 유지했다
비옥한 땅보다 척박한 땅 수리 안접 답보다는 천수답의 소작료율이 적게 하고 거기에 성실성과 태만성을 합산해 운영했던 만석꾼 소작 제도는 공정과 배려의 공동체를 냈다
그러한 공정과 배려의 질서는 현장의 실행자인 논감생원에게 달려 있었다
어느 해부턴가 소작인이 지어야 할 경작지의 많고 적음이 논감생원의 사사로운 이해관계와 뇌물로 이루어지던 때로부터 만석꾼의 기둥은 썩기 시작했고 결국 하늘이 내렸다는 만석꾼도 사라졌다
백성은 성난 파도를 낼 줄 아는 착한 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