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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근 May 12. 2021

문화대간 기행

부모님의 직업 이야기

문화대간 기행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사이에 소환된 부모님 직업 이야기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선생님이 한 명씩 부르더니 내 차례가 되었다
생활기록부에 기재할 가정 조사가 시작 되었다

부모님 이름, 직업, 나이, 형제 같은 칸이 채워지고 한 칸이 남았다
부모님의 학력칸이었다
 
"아버지는 낫 놓고 ㄱ자 졸업이고요
어머니는 고추밭에 호미 졸업입니다"
 
"뭐라고! 이 자식이 선생님을 놀리냐. 너 이리 나와"그렇게 야단과 매를 맞았다

선생님은 왜 나를 체벌했을까?
아버지가 일러 주시고, 어머니가 말씀해 주신대로, 그리고 선생님이 사람은 거짓말하지 말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해서 그대로 했는데 말이다
 
집에 와서 선생님에게 야단맞은 이야기를 했다
 
“느그 선생님은 거짓말을 좋아헌디 니가 사실을 말한개로 화가 난 모양이제"

선생님은 문서를 위조하셨다 나의 부모님 학력을 무학이라고 말이다
이제 그 일은 과거사 진상규명의 과제일 뿐이다

나의 부모님 학력은 지금도 착한 진실의 실체이고 나의 유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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