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 옷 사러 가는 곳, 결론 : 옷을 안 사면 갈 필요 없는 곳.
나에게 백화점(百貨店)이라는 단어는 늘 위에 언급한 대로 정의되어 있었다. 외식브랜드라면 소규모 프랜차이즈 브랜드부터 부산 사는 사람에게 갈 일도 없는 서울 내 핫플들을 줄줄이 나열하며 가보라고 설득 아닌 설득을 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로 이야기가 나오면 추운 날씨에 얼어버린 고양이처럼 듣기만 하는 나였다. (여담으로 샤넬의 스펠링만 보고 채널 'CHANEL'로 알고 있던 시절도 있었을 정도이니 때로는 듣고만 있는 게 중간 이상은 가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 정도로 의류나 화장품 브랜드에 관심 없던 나에게 백화점이나 쇼핑몰은 사치하는 공간으로 각인되었고, 어느 새부턴 가는 가야 할 최소한의 이유조차 사라져 버렸다. "주말에 주차하는데만 1시간이 소요되는 곳을 왜 가?"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 했다. 물론 지금은 1시간을 기다려서라도 가야 할 만큼 가치 있는 곳이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런 내가 '왜 변했을까?'
정확히는 '왜 변해야만 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 달라진 백화점 TREND [백화점을 가는 이유가 더 이상 쇼핑은 아니다]
어느샌가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직관적 정의 자체가 바뀐 듯하다. 특히나 쇼핑몰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한 건 TV 광고에 등장하는 '밀리오레, 두타'였는데 (21세기 전후로 출생한 친구들은 잘 모를 수 있는 사실상 1세대 쇼핑몰) 당시 TV 화면으로만 보던 쇼핑몰이라는 곳은 당시 외모에 관심 많을 사춘기 소년에게 늘 성지 같은 곳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주머니 가벼운 젊은 층들을 공략한 소위 말하는 보세 가게들의 집합소였을 뿐이었다. 그때 당시 백화점의 하위 버전 정도로 보면 좋을 듯하다.
그러나 현대의 쇼핑몰은(이하 백화점 포함 지칭) 공간에 대한 해석이나,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 마케팅의 접근방식 또한 많이 달라진 듯하다. 명품 브랜드들이 많이 입점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고객이 몰리는 것은 아닌 시대에 도래한 것이다.
우선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볼거리와 경험할 것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1차적인 목적인 쇼핑이 끝나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다양한 이유로 머무르는 시간 자체가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유명 디저트 브랜드들의 팝업 스토어는 어느샌가 OPEN RUN 현상의 가장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는 특정 기간이 더 이상 볼 수 없기에 집중적으로 방문하게 되고 또 다른 팝업 브랜드가 등장을 하면 재방문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계속 새로운 볼거리와 먹을거리만으로도 재방문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단순히 구매만을 목적으로 했다면 '쿠팡'으로 주문하지 않았을까?)
다시 말해서 쇼핑몰은 이제 쇼핑을 하는 공간을 넘어서 '머무르는 공간으로 재탄생' 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고물가 시대에 지갑도 얇아지고 삶이 팍팍해졌다고 말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여전히 주말에는 1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주차를 할 수 있고 명품 매장은 상당시간 대기를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과연 그게 의류나 화장품 만일까? 아니다. 그 범위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외식'까지 넓어졌다.
<출처 : 더팩트 뉴스, 1,600평이라는 어마 어마한 곳이 모두 먹을 것으로 채워져 있다> 현재와 다르게 예전 쇼핑몰 내 식당가는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개념 정도였다. 그리고 식당들도 외부 고객보다는 쇼핑몰 내 입점한 상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가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내방하는 고객들이 주 고객이 되는 것이다. 나처럼 외식업에 종사하는 나에게는 고객들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는 크나큰 인사이트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것만으로 쇼핑몰을 가야 할 이유는 충분해졌다.
그런데, 꼭 외식업 종사자가 아니어도 좋다.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느끼기에도 충분한 공간이고 가끔은 혼자서 사람 구경과 다양한 음식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보는 시야는 이전과는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어떤 날은 나를 제외한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보일 때가 있지만 인생은 그런 날과 그렇지 않은 날들이 하루씩 이어져서 오늘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 내 눈에 행복해 보이는 그들도 오늘의 나처럼 우울한 날이 지나서 웃고 있는 오늘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 40대에 깨달은 사실들. 백화점은 '동기부여와 희망을 주는 곳'
우리가 살면서 힘이 들거나 바쁜 일상에 치이는 날에 바다를 보고 싶다고 말을 하고는 한다. 아무래도 바닷가는 조용할 것 같고 귓가에 울리는 파도 소리가 평안함을 가져다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일상과 떨어진 곳에 머물면 잠시나마 해방된 느낌을 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럼 우울했던 마음이 해소될 것만 같다. 그러나 실로 조용한 바닷가는 1시간 이상 앉아있기 힘들다. 왜냐하면 지루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은 어떨까? 하루종일도 머물 수 있다. 왜냐고? 지루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많은 인파와 그 인파들을 대상으로 성업 중인 먹거리 장터와 식당 그리고 인파들의 발길을 잡아 끄는 소소한 길거리 공연 등 때문이 아닐까?
결국 쇼핑몰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다만 육지이고 실내인 것만 조금 다를 뿐이다. (쇼핑몰에서 꼭 돈을 써야 할 필요도 없다. 그걸 우리는 Eye 쇼핑이라고 한다) 바닷가는 비가 오거나 태풍이 불면 근처에 가지도 못 하지만 쇼핑몰은 외부적인 환경에서도 자유롭기까지 하다.
물론 사람이 붐비는 것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는 사회 구성원을 이루고 싶은 본능을 탑재하고 있다. 그래서 같은 공간(특히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지는 존재이고, 집이라는 공간이 아무리 편하고 좋은 곳이라고 하더라도 어느샌가 또 다른 갑갑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필자는 2020년 4월 한국에 입국하고 14일간의 자가격리가 가장 편하면서도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결국 이래나 저래나 사람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새로운 환경을 겪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혹여나 사람이 붐비는 곳이 싫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붐비는 곳은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사람이 많다는 것은 많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쌓을 추억거리가 많다는 의미"라고 말이다.
가끔은 좋아하지 않더라도 혹은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명품 브랜드를 들어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꼭 사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자동차 회사에서 신차 홍보를 하고 있을 때는 한번 탑승'을 해 보길 바란다. 꼭 사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막상 입어보고, 탑승해 보면 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고 직원들은 그저 그 심리로 홍보와 영업을 할 뿐이다. 물론 비싼 녀석들을 덜컥 사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고 싶을 때 살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입어보고, 탑승해 보는 것은 크나큰 동기가 된다. 아, 부지런히 돈을 모아야겠구나. 오히려 알게 모르게 지출하던 불필요한 소비(NEED가 아닌 WANT)들을 줄이는 습관이 생겨나지 않을까? 그리고 성공을 위한 간절함이 더욱 커질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서 비싼 음식과 물건들이 사악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는 사치가 아닌 나를 위한 선물이며 그런 나를 위해 노력하는 또 다른 나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 나에게 사악한 수준의 녀석들은 경제적으로 성공하면 더 이상 사악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며 가격표 따위는 안 보고 구매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아무리 비싸고 마음에 드는 옷일지라도 내 체형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다이어트 욕구까지 생겨난다. (건강한 다이어트는 건강에도 좋지 아니한가?)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면 나의 태도와 행동 또한 달라져야 도태되지 않는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항상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