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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오리 Jul 09. 2017

보스 QC30 사용기

아이 조용해

올해 4월 초에 사서 약 석 달 사용한 보스 QC30 사용기를 살짝 올려본다.


구매

이전부터 노이즈리스 기기를 하나 사고 싶었는데, 출장 때문에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비행기의 소음 때문에 결심을 했다. "돌아올 땐 노이즈리스 이어폰을 사서 조용히 꿀잠 자면서 올테야!"


대충 한국에서 공부했을 때, 소니 아니면 보스 정도 브랜드를 선택하기로 했다. 이전에도 몇 번 가봤던 밀피타스의 그랫몰에 보스 아웃렛이 있으니 거기 가면 좀 싸게 사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고.


근데 가보니 tax tree 하나도 안되고, 몇 가지 리퍼 제품은 있는데 아쉽게도 이어폰 타입인 QC30 은 딱히 할인 조건이 없었다. 다만 헤드폰 타입인 QC35는 리퍼 제품이 있었고, 리퍼 제품의 가격은 QC30이랑 거의 비슷했다. 


대충 QC30이 300달러이고, QC35가 350달러 정도 해서 "오, 이 가격이면 그냥 QC35를 살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난 아마 헤드폰을 사면 거의 안 쓸 거야... 싶어서 무조건 이어폰 스타일로 가기로 마음을 먹고 나니, 여기서 사봤자 아무 메리트가 없더라. 게다가 이놈의 나라는 세금이 왜 이리 센지 세금까지 내고 나면 오히려 한국에서 직구 하는 거랑 비슷하거나 더 비싼 지경이었다.


돌아오는 날 공항에 있는 inMotion 이란 조그마한 전자제품 취급점에 구경 가니 여기서도 팔고 있었다. 공항에 있으니 tax free 아닐까? 싶었는데 그런 거 없다고. 에잇, 미국 싫어! 하지만 이미 마음속에선 귀에 이어폰 꼽고 조용히 꿀잠자는 나의 모습이 아른거렸기 때문에, 그냥 샀다. 세금까지 다 물고 나니 326.24 달러가 찍혀있더라. 한화로는 381313원. 방금 다나와에서 검색하니 36.5만원 정도 되니, 그냥 다나와에서 검색해서 사세요.


써보니

비행기 안에서 써봤다. 귀에는 꽤 잘 맞았다. 이어팁은 소/중/대 3종 세트가 들어있는데, 난 뒷구멍이 꽤 작은 편인데도 소는 헐거웠고 중이 꽉 차게 맞았다. 떨리는 마음에 얼른 아직 wifi가 될 때 bose connect 앱을 깔고, 핸드폰과 페어링을 했다. 


비행기에서 노이즈 캔슬링을 최대로 설정하고 귀에 꽂으니 꽤나 조용했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태는 아니었다. "취이이이이~" 하는 작은 소리가 들리는 정도? '아니, 이게 뭐 노이즈 캔슬링이야!' 하고 이어폰을 벗으니 "쿠아아앙아아앙아아아!" 하는 비행기 소리가 들리더라. 아, 이거 꽤나 쓸만하구나!


이어팁 등 부품 제외한 구성품은 본체, 케이스, 허접한 USB 케이블이다. 이어셋이 꽤 크고, 넥밴드는 생각보단 불편하지 않지만 오히려 가볍다 보니 꽤 덜렁거리고, 가끔 신호등 때문에 뛰면 아주 춤을 춰서 꽤 불편하다. 조금 더 무거웠으면 좋으려나? 무거우면 또 무겁다고 뭐라고 했겠지.


나는 헤드셋을 사용하지 않는데, 가끔 하는 전화통화에서 이 헤드셋은 꽤 편했다. 마이크도 잘 동작하더라. 오른쪽 유닛 연결줄에는 5개의 버튼이 달린 컨트롤 부가 달려있다. 볼륨+/- , 노이즈켄슬링+/- , 종합 버튼 1개 ( 정지/재생/다음곡/이전곡) 가 있는데 처음엔 어색했지만 금방 적응했다. 난 꽤 볼륨 조정을 자주 하는 편인데, 편리했다.


다만 넥밴드에 붙어있는 전원 on/off / 페어링 전환 버튼은 문제가 있다. 길게 누르면 전원 on/off인데, 자꾸 삑사리가 나서 전원을 끄고 싶지만 계속 페어링 전환이 되더라. 그리고 고무 버튼이라 누르는 느낌도 영 애매하고, 꽤 세게 눌러야 해서 이러다 뽀개지는거 아냐? 하는 느낌도 들고. 전원 on/off  는 그냥 스위치면 더 좋았을 텐데. 난 길게 눌러서 동작하는 건 다 싫어!


노이즈켄슬링은 역시나 만족스럽다. 사무실에선 이어폰을 쓰지 않는데, 가끔 조용히 있고 싶을 때 끼면 아주 조용해져서 좋았다. 외부에서 음악을 들을 때도, 노이즈리스 덕분에 외부 소음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볼륨을 작게 해도 팝 음악 등이 잘 들렸다. 노래를 잘 듣기 위해서 굳이 볼륨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되니 좋았다.


페어링이 잘 되고, 기기 간 전환이 아주 자연스러운 점은 놀라웠다. 회사에서 맥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안드로이드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바로 페어링 전환되어 전화 벨소리가 이어폰으로 들려왔다. 전화를 받으니 역시나 대출 스팸-_-; 이라 바로 끊으니 다시 맥으로 페어링 전환이 되면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마치 한 기기에서 노래를 듣다가 전화가 온 것 같은 경험. 훌륭하네! 다만 퇴근할 때 "맥북을 찾지 못했습니다" 류의 안내 멘트가 나오는 건 좀 귀찮았다.


그리고 이어셋이 꽤 커서 넥밴드만 차고 있을 때 이어셋이 덜렁거리는 게 불안하다. 머리통이 크니 덜렁거리다 어디 걸릴 것 같기도 하고, 요러다 줄 끊어먹는 거 아냐? 하는 생각도 들더라. LG에서 나온 톤+의 경우, 버튼을 누르면 이어셋이 넥밴드에 착 붙는데, 이런 거 해 주면 참 좋을 텐데. 


넥밴드 때문에 크기가 있다 보니 어디 약속을 가거나 할 때 이걸 챙겨가기도 좀 애매하다. 시끄러운 지하철에서 음악 들으면서 조용히 가고는 싶은데, 이거 덜렁거려서 사람들 만나서 노닥거릴 때 어디 보관하기도 애매하고. 저 케이스라도 들고 다녀야 하나? 저 케이스 넣을 책가방도 챙겨야 하고. 그렇다고 목에 차고 있자니 커다란 이어셋이 덜렁거려서 불편하고. 톤+ 같이 넥밴드에 착 달라붙으면 좀 나으려나? 그래서 내 경우 술 약속이면 안 들고 가고, 술 약속 아니면 들고 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ㅎㅎㅎ


음질은 개인 취향이고 나도 잘 몰라서 적을 게 없다. 난 좋더라. (헤헷)


요약

노이즈 캔슬링 좋다.

비싸지만 쓸만하다. 더 가성비 좋은 게 있는진 모르겠지만.

페어링 훌륭하다.

휴대성 애매하다. 맨날 책가방 메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케이스 들고 다니면 되겠지만, 나처럼 아무것도 안 들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약속이라도 갈 때 고민이 좀 된다.

미쿡가서 사는거랑 직구랑 별 차이도 안나니 그냥 직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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