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를 만났다. 이제 60 중반으로 들어섰다. 몇 년 연락을 하지 않다가 최근 어떻게 나를 생각했는지 뜻하지 않은 고마운 제안을 받고 기뻤다. 한편으로 부끄러웠다. 이럴 때마다 찾아보는 무심함이 미웠고 서글퍼기도 했다. 선배는 디스크 협착으로 수술을 했다. 후유증이 심해 대학병원 다른 의사를 찾았더니 안 해도 될 수술을 했다고 한다. 순수한 의사의 결정이지만 환자의 몸보다 의료경제를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며 슬퍼했다. 그러면서 '이제 살 날이 한 15년 남았다'고 했다. 15년... 한국인 평균수명에 수렴하는 숫자. 이 말을 듣고 나의 '여생'도 헤아려보니 별 반 차이가 없었다.
무엇보다 한없이 살 것 같았던 인생에 처음으로 특정숫자로 인생의 선을 긋고 보니 살아온 날들이 어처구니 없이 빨리 지나가 조금 어이없기도 하고, 남아 있을 날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사진을 찍을 때면, 물처럼 일방적으로 흐르는 세월을 한장 한장의 정지화면으로 붙잡아 두는 것 같아 조금이나마 마음의 여유를 느끼게 된다. 돌아봐도 후회하지 않을 스틸 컷들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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