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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기노 May 13. 2023

김남국 ‘코인 보유 논란’ 2가지 미스터리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5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이 갈수록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김 의원을 향한 의혹과 비판의 눈초리는 2개로 모아진다. 김 의원은 문제가 된 위믹스 코인 보유 전 상장 직전의 코인을 집중 매입해 내부 정보를 미리 입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리고 국회 상임위원회 도중에도 코인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계속 터져 나오면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5월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열린 인사청문회 때 가상화폐를 거래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 의원은 한 장관 딸의 학업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하는 과정에서 ‘이 모 교수’를 친인척 관계인 이모로 해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김 의원이 정신을 딴 데 팔다보니 ‘이모’를 친척 이모로 착각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김 의원이 지난해 11월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가 진행되던 때도 코인을 거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전체회의에서는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이 마약 수사에 집중하느라 사고에 대비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이 설전이 벌어졌던 때였다. 이태원 참사 원인규명 일환으로 진행된 상임위에서도 버젓이 코인 거래를 했다는 것은 유족에게도 상처를 주는 충격적인 의혹이다.


이외에 그는 지난 3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진행하던 중 특정 ‘탈중앙화거래소’에 가상자산을 예치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불과 3분 동안 총 5차례 진행한 것이다. 가상자산 예치는 보통 이자 수익을 기대하고 진행하는 코인 투자 방식의 일환이다.


해당 방식은 지난해 11월 7일 법제사법위원회가 한창인 중에서도 진행했다. 당시 김 의원이 서로 다른 코인을 여러 차례 예치한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김 의원은 이밖에도 지난해 5월 26일 법사위 산회 직후, 또 지난 3월29일 정정미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 산회 직후에도 코인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SBS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136차례에 걸쳐 위믹스 코인을 사고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의혹에 대해 조응천 의원은 “주식 단타가 복싱이라면 코인은 UFC 정도 된다고 생각한다. 개장, 폐장 시간도 없고 상한가 하한가도 없다. 돈 놓고 돈 먹기 투전판인데 거기에 10억 원 가까이를 묻었으면 어떻게 되나 보고 싶지 않겠냐. 올라가면 엔도르핀이 돌아 흥분될 것이고 떨어지면 걱정돼 낙담할 텐데 직무수행이 제대로 될 리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동학 전 최고위원과 박성민 전 최고위원 등 청년 정치인들이 5월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치권에선 국회의원이 상임위 활동 중 수익을 노린 투자활동을 했다면 징계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유지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국회의원은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청렴의무, 국익우선의무, 품위유지의무 등을 갖는다.


김 의원은 연간 1억5000만 원가량의 세비를 받고 막강한 특혜와 법 제정 권한을 가진 대표적인 ‘권력자’에 속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재산을 증식시키기 위해 ‘업무’ 중에도 코인을 거래하며 돈에도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국회의원의 품위와 직무를 심각하게 망각한 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의 무분별한 업무 시간 중 코인 거래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자 이재명 대표는 선출직 공직자이자 당의 국회의원으로서 품위 손상 여부 등에 대한 윤리감찰을 긴급 지시했다. 이 대표가 김 의원 코인 보유 논란 정국에서 처음으로 당 대표로서 수습책의 하나를 제시한 셈이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수행실장까지 역임한 ‘최측근 인사’에 대해 윤리감찰을 긴급 지시함으로써 코인 거래 논란이 민주당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김 의원의 해명은 갈수록 석연치 않다. 김 의원은 상임위 도중 코인 거래 의혹에 대해 “저희도 확인이 안 돼서 거래 내역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이 상임위 도중 직접 거래한 의혹을 받고 있음에도 “저희도 확인이 안 돼서 거래 내역을 보고 있다”며 마치 남 얘기 하듯이 무책임한 변명을 하고 있다. 이후 김 의원은 12일 일부 언론에 “수천, 수백건의 거래가 이루어졌을 텐데 일일이 기억할 순 없다. 화장실 가는 동안 투자를 했을 수도 있고, 미리 예약해 놓은 거래일수도 있지 않느냐”고 해명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그는 “당 진상조사단에 일임한 상황이어서 이야기를 안 하고 있다. 여러 가지 터무니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코인 거래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부인하기 급급하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모든 거래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시중의 억측과 의혹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인데 왜 한꺼번에 집중적으로 의혹을 털어버리지 못하고 찔끔찔끔 해명과 대응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김 의원이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기 때문에 당 진상조사단의 결과를 기다리며 ‘입’을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김 의원은 문제의 위믹스 코인 외 다른 코인도 집중 매입한 의혹도 나오고 있다. KBS에 따르면 김 의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코인 지갑의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그가 작년 4월말 ‘마브렉스’라는 코인을 9억7000만 원어치(1만9000여 개) 사들인 내역이 확인됐다. 마브렉스는 한국 게임회사 넷마블이 게임머니 거래용으로 발행한 코인으로, 앞서 김 의원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위메이드의 위믹스와 유사성이 있다.


지난해 11월 7일 국회 상임위에서 이태원 참사 논의가 이뤄질 때 김 의원이 자리를 비울 때 코인 거래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문제는 김 의원이 상장 직전의 코인을 집중 매입하고 되팔아 거액의 수익을 냈다는 점이다. 김 의원이 매입한 마브렉스의 경우 작년 3월 출시됐고 5월 6일에 코인 거래소에 상장됐는데, 그가 마브렉스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시기는 4월 21일부터 5월 3일까지로 상장 보름 전부터였다는 것이다.


KBS에 따르면 김 의원은 상장 직전인 5월 3일~6일에는 마브렉스를 3분의1가량 되팔아 3억2000만 원의 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상장 직전 ‘저점’을 기록한 마브렉스를 37차례에 걸쳐 10억원 상당 매수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 의원이 매수한 직후 ‘상장 효과’로 마브렉스 가격이 폭등했고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보유코인 가운데 3분의 1을 즉시 팔아 3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이다. 상장 직후 마브렉스는 폭락을 거듭했기 때문에 김 의원의 상징 직전 ‘최고가’일 때 되판 것이 신의 한수가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코인 업계에서는 “마브렉스는 상장 3일 전 3만원대에서 7만원까지 가격 2배가 뛴 코인이다. 상장 직전 마브렉스를 10억원 상당 구입한 행태는 상장 정보를 알고 선취매 했다고 의심받을 만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코인판에서 사전 정보 없이 10억원을 한 번에 넣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사전 정보 활용이 의심되는 대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김 의원은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자금 출처 의혹 등에 대해 “명확하게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하늘에서 떨어진 돈, 굴러들어 온 돈은 하나도 없다. 공개하면 모든 게 투명해질 것”이라며 “문제가 없어서 법원에서 영장을 두 번이나 기각했는데 수사기관으로 의심되는 곳이 특정 언론에 흘려서 엄청나게 뭐가 있는 것처럼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 진상조사단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김 의원이 NFT 펀딩 관련 선거자금 모집 과정에서 자신의 코인이 ‘수혜’를 입었다는 이해충돌 의혹에 대해 “당시에 윤석열 후보도 NFT 관련된 이벤트들을 했고 당시에 사회 분위기가 그랬다. 그게 직접적으로 이해 충돌에 해당된다는 건 좀 살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올해 4월 말~5월 초까지도 코인 거래를 계속했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민주당이 ‘돈 봉투’ 사건 등으로 도덕성 추락의 비판을 받으며 지지율이 떨어지던 시기에도 김 의원은 당의 어려운 상황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코인 거래에 영혼을 갈아 넣고 있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13일 김 의원은 쏟아지는 각종 의혹에 대해 “정말 황당무계하다. 강력하게 법적 대응하겠다”라며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김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에 대해 “불법은 없지 않느냐”라며 검찰이 의혹 제기의 배후로 의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일련의 ‘내로남불’ 사태에 대해 특히 청년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고 민주당 지지 이탈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어 당 차원의 전면적인 쇄신 대응 없이 위기 탈출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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