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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의 행복

by 성기노

망원렌즈는 I형 진사들에게 축복이다. 피사체에게 감히 다가가지 못하고 망설일 때 망원은 그것을 내 앞으로 조용히 끌여당겨준다. 그리고 내가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거야 하고 자신있게,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반면에 광각은 넓은 풍경을 두루뭉수리 잡아줘 어떤 것이 주제인지 헷갈리게 하거나 위장을 한다. 콕 집어 이 장면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여러개 있다. 나는 그 중복과 흐릿한 개념의 뒤에 숨는다.


사람도 망원이 있고 광각이 있다. 나는 망원형이 되고 싶지만 불행하게도, 광각형인 것 같다. 그래서 렌즈는 망원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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