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평범하디 평범한 사람들에게
대학에서의 마지막 학기 성적이 나왔다. 마지막 학기인데도 학기들 중에 가장 생각 없이 다녔다. 1학년 때도 해본 적 없던 자체 휴강도 하고, 시험공부는 하루 전에 겨우 펜을 들었었다. 그렇게 한 학기를 다녔으니... 성적이 잘 안 나오겠다 예상은 했었다. 예상은 했지만 모든 수업이 B+일 줄은... 솔직히 생각보단 잘 나왔다. 그래도 A가 하나도 없는 학기는 처음이었다. 내 마지막 성적표를 보는데.. 참 나 같은 점수를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반에 서른 명쯤 있으면 13등 정도 하던 학생이었다. 수능 때 2등급 초반 등급을 받고 중위권 정도의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 4년 내내 학점은 3.5와 4.0 사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잘한다기엔 뭔가 애매한 실력.
어렸을 땐 바이올린을 배웠고 중고등학생 시절 교회에서 5년 동안 피아노 반주를 했다. 얼마나 잘했냐 하면 역시나 애매하다. 성우가 되겠다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스무 살부터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스터디도 하고 연극도 하고 학원도 다니고... 현재? 음... 못하진 않는다. 하지만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열정이 부족했는지도 모르고 딴에는 열심히 했지만 더 노력했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더 현명한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2016년이다. 스물다섯이 된다. 어렸을 때 상상하던 스물다섯의 나와는 약간 비슷하고 좀 많이 뒤떨어진 나. 학생이란 벽 뒤에 더 이상 숨을 수 없어진 취업준비생. 성우 지망생. 아프게 말하면 백조.
그래도 아직은 어리다고 위로할 수 있기에 꿈을 꾸련다. 애매한 실력이지만 쌓아온 것 만큼 더 쌓을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희망과 기대가 있으니 새해가 오는 것이 마냥 두렵거나 싫지만은 않다.
잘 할 수 있어. 더 좋아질 거야. 더 즐겁고 빛나는 일들이 가득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