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라고 하면 아무도 안 써요

현장 관리자도 쓰게 만드는 3가지 설계법

by 안분지족


“폼 만들어뒀으니까 작성해주세요.”
“매일 교육 끝나면 꼭 써주세요.”

그렇게 시작한 TBM 자동기록 시스템.
기술은 완벽했지만, 현실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 폼은 있었지만, 아무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이 기꺼이 쓰게 만드는 설계’**라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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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사용 설계였다

처음 만든 폼은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항목도 충실했고, 입력만 하면 자동 시트, 자동 통계, 자동 리포트까지 완성됐죠.

그런데 아무도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귀찮다”,

“어차피 누가 확인도 안 하잖아요”,

“내용이 많아서 현장에서 못 해요”


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현장의 리얼한 피드백이었죠.

그래서 저는 다시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설계를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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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꾼 3가지 설계 전략

① 쓰는 이유를 ‘눈에 보이게’ 만든다

**“내가 쓴 기록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몰라서 귀찮아지는 겁니다.

그래서 대시보드에 실시간 반영되는 그래프를 만들었습니다.
지점별 TBM 기록 건수가 자동으로 올라가고,
한 달에 가장 많이 작성한 지점은 우수지점으로 본사 인트라넷에 소개했죠.

> “우리도 숫자 올려야 해요!”
현장 관리자들 사이에 경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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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입력을 ‘가장 짧게’ 만든다

처음 만든 폼은 12문항이었고, 설명도 길었습니다.
현장에서는 1분도 아까운 상황인데, 너무 부담이 컸던 거죠.

그래서 문항 수를 줄였습니다.

날짜 → 자동 기록

이름 → 로그인 계정으로 대체

교육 주제 → 드롭다운 선택


그 결과, 작성 시간은 평균 40초 → 15초로 단축됐습니다.
그리고 작성률은 **20% → 75%**까지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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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작지만 의미 있는 보상을 만든다

작성자 중 **‘이달의 입력왕’**을 선정했습니다.
선물은 없습니다. 다만 사내 커뮤니티에 **“현장에 흐름을 만드는 사람”**으로 소개했습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이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를 원합니다.
그 작고 단순한 인정이, 현장에서의 기록 문화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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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많은 사람들은 자동화 시스템을 기술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쓰게 만드는 설계”**가 더 중요합니다.

>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사람이 쓰지 않으면 그냥 ‘미완성 도구’일 뿐입니다.



현장의 피드백을 듣고,
기록자 입장에서, 기록의 흐름을 설계해보세요.

기록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으로 쓰는 것이라는 걸,
저는 그 과정을 통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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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에서는
TBM 기록만으로도 정기 안전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근거와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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