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환승센터 스타벅스 기둥에 까치가 끼었다
반대편 유리 때문에 좁은 공간인줄 모르고 날아들어갔다가
날개가 기둥과 유리창 사이에 끼어버렸다
어찌할 바를 몰라 날개만 푸드덕 거리고
구슬프게 끽끽 소리만 낸다
스타벅스에 앉아 차를 마시던 나는 유리 너머로 그 까치를 보았다
연신 소용없는 날갯짓에 까치가 지쳐간다
저러다 더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저러다 혹시.
내 발도 함께 동동 거린다
어떻게 까치를 도울 지 모르는 나는
태어나서 처음 119 번호를 눌러본다
사람이 아니고 까치도 구조해주시나요
소리도 없이 불빛만 반짝이며 여의도 환승센터로 조용히 들어오는 소방차
까치 한 마리 때문에 대단해보이는 차에서 유니폼을 입은 대원들이 셋이나 내린다
신고한 내가 괜스레 죄송하다
까치를 도와주러 온 건데
까치누나, 까치아빠, 까치할머니
온 나무에 모여 행여나 까치 잡을라
깍깍 날카롭게 울어댄다
구조된 까치 날아가는데
괜히 눈에서 눈물이 핑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