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 유치원 방학기간에, 연말 시즌이라 와이프가 일이 바빴다. 그래서 한 2주 동안 전업 주부 삶을 살았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참고로 딸들은 꼭 따뜻한 밥에 국이 있어야 하는 전형적인 아빠 식성을 닮았다. 유치원 가방을 챙기고 등원시킨 후, 꼭 근처 커피숍에 들러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따뜻한 아메리카노 두 잔을 텀블러에 담아 집으로 복귀한다. 그리고 와이프를 출근시키고, 나는 방학이라 홀로 집에 남아 있는 두 번째 딸과 하루를 보냈다. 다행히 아빠돌이라 육아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식성도 까다롭지 않아 주는 대로 " 아 맛있다." 연신 감탄하면 와그작와그작 먹어 준다. 말도 안 되는 슬립스텝으로 넘어지는 척하면, 세상 떠나가라 웃어 주끼는 딸 덕분에 나는 마침 개그콘서트에 인기 개그맨이 된 기분이다. 그런 딸을 보면 나는 더 오버해서 넘어지며 아파하는 척한다. 그러면 딸은 배꼽 잡아 바닥을 뒹군다. 그래서 놀다 쪽쪽이를 쥐어 주면 게임 끝. 그대로 2시간 내리 낮잠을 주무신다. 나는 그 패턴을 알기 때문에 그 시간에 밀린 집안일을 하고 커피 한잔에 노트북을 킨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올해 실현 시키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 휴대전화 유튜브 쇼츠가 아닌, 스포츠 기사나 가십거리가 아닌 브런치스토리를 탐험하고 좋아요를 누른다. 최대한 작가들이 쓴 글을 읽고 꼭 좋아요를 누른다. 가끔 댓글을 단다. 내 마음에 감흥이 일어났을 땐. 너무 서론이 길었지만, 낮에 육아를 하고 저녁 시간에 유도장을 가는 건 참 힘이 들었다. 물론 와이프의 잦은 야근 덕분에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지만 2주 동안 유도장을 출석하지 못했다. 그러다 오늘 2024년 새로운 시작과 함께 유도장을 나갔다. 오늘 연습은 허벅다리 차기였다. 허벅다리 차기에 대해 잠시 서술하자면, 상대방 왼손 가슴깃을 나의 왼손으로 잡아 대치하는 중에, 순간적으로 나의 왼손을 빠르게 내 몸으로 끌어당기는 동시에, 나의 오른손은 상대방 못 뒤쪽을 빠르게 잡는다. 그리고 뒤에 있는 나의 왼발을 뒷걸음치는 동시에 상대방 목 뒤쪽을 틀어잡은 손을 우측으로 회전시키면서 내가 상대방에게 허벅다리를 찰 수 있는 자세를 만들고 연습을 하는 시간이었다. 기술의 성공 여부보다는 기술이 들어갈 수 있도록 잡기 싸움과 상대방 자세를 깨는 연습이 주목적이었다. 내가 원하는 자세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이끌어 내면, 그때는 고민하면 안 된다. 전광석화! 나는 사자성어를 잘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 이 사자성어가 가장 적합 한 설명이라 생각한다. 빠르게 기울기를 하고 다리를 상대방 허벅다리를 강하게 차 올려야 한다. 마치 전갈이 꼬리를 힘차게 쳐 올리는 모습과 같이. 아니면 떡밥을 문, 찌가 물 위에 순간 솟구쳤을 때, 낚싯대를 강하고 빠르게 채듯이. 상대방에게 달려 들어가 허벅다리를 차 올린다. 중요한 것은 막 차면 안된다. 상대방이 남자고 나도 남자고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잘못 차다가는 생각하기도 싫다. 그래서 검은색 띠를 차는 유단자일수록 기술의 타이밍과 차 올리는 기술의 정확도가 좋고 상대가 낙법 하기 편하게 넘겨주는 것이다. 나는 이 맛을 알기까지 일 년 이는 시간일 걸렸다. 오늘은 한 시간 동안 꽉 차게 땀을 빼고 운동을 했다. 명치 쪽이 살짝 통증이 있고, 나의 오른쪽 상박에 멍이 들었고, 엉덩이 치골 있는 곳에 통증이 있지만 참을 만하다. 나는 유도 훈련 일지를 쓰면서, 가급적 어디가 다쳤는지, 어디가 멍이 들었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하지 않으려 한다. 왜냐하면 많이 다친다고 하면, 유도는 참 시작하기 어려운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도의 매력을 알기까지 본인 스스로와 수련을 한다면 또 그만한 운동은 없는 것 같다. 다음에 유도를 하면서 변화된 내 모습에 대해 기록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