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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시스템의 이해와 LLM의 활용 방안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는 추천, 대화로 시작하기

by MODAY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서비스를 통해 개인 맞춤형 추천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잘 만들어진 추천은 마침 필요했던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나게 하여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주고 서비스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지만, 부정확한 추천이 계속되면 사용자는 불필요한 정보의 범람에 피로감을 느껴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잃고 결국 이탈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많은 서비스가 정확하고 품질 높은 추천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으며, 보유한 수많은 상품 중 사용자에게 실제로 가치 있는 상품을 제안해야 의미 있는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스크린샷 2025-04-19 오후 11.47.21.png 넷플릭스 추천 사례


이번 글에서는 추천 시스템이 왜 중요한지, 추천 시스템의 종류와 품질 저하가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 콜드 스타트(cold start) 문제와 이를 디자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 그리고 최신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술이 추천 UX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추천 시스템이 왜 중요할까?


수많은 콘텐츠와 상품 사이에서 나에게 맞는 것을 발견하는 일은 꽤 피곤한 과정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의 고민을 조용히 덜어줍니다. 자신의 취향을 미리 알고 건네주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그 서비스는 단지 편리함을 넘어 신뢰와 애정을 얻습니다.


좋은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가 플랫폼에 머무르는 이유를 만들어줍니다. 재방문율과 체류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이는 결국 제품의 경쟁력이 됩니다. 실제로 대형 서비스들의 경우 매출의 30% 이상이 추천 시스템을 통해 창출되고 있으며, 추천 품질을 단 1%만 높여도 큰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단지 비즈니스 성과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에도 그만큼의 영향을 준다는 뜻입니다.


추천 시스템은 잘 설계될수록 '필요한 걸 미리 챙겨주는 존재'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사용자에게는 서비스가 자신을 이해한다는 신뢰를 주고, 제품에는 사용자의 이탈을 막아주는 장치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무작위로 나열된 정보는 사용자를 쉽게 피로하게 합니다. 사용자는 이내 그곳에서 원하는 것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흥미를 잃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추천 시스템은 단순히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세심하게 설계된 중요한 비즈니스 전략입니다. 어떤 상품을 누구에게 어떤 시즌에 노출시킬지에 따라 사용자가 받는 인상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어떤 추천 시스템들이 있을까?


추천 시스템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디자인을 할 때 완벽한 기술적 구현까지 알 필요는 없지만, 각 방식의 개념과 한계를 이해하면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기반 필터링(Content-Based)

콘텐츠 자체의 ‘특징’에 집중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철수가 SF 장르를 좋아해서 <인터스텔라>를 재미있게 봤다면, 시스템은 이 영화의 주제나 키워드, 분위기 같은 요소들을 분석해 비슷한 느낌의 다른 SF 영화를 추천해줍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아직 평가나 리뷰가 없는 ‘신규 콘텐츠’도 추천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콘텐츠의 속성 정보만 있다면 누구의 평가도 없이 추천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다만 철수가 처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처럼, 사용자 정보가 아예 없을 때는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제한이 있습니다.


스크린샷 2025-04-19 오후 11.49.44.png https://blog.daehong.com/237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을 참고하는 방식입니다.

철수가 <어벤져스>를 봤다면, 그 영화를 좋게 평가한 다른 사용자들이 또 어떤 영화를 봤는지 살펴보고 그걸 추천해줍니다.

콘텐츠 자체를 분석하지 않아도 사용자들의 평가와 행동만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지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콘텐츠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철수가 처음 서비스를 사용하는 상황이라면, 아직 아무런 기록이 없기 때문에 추천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도 보지 않은 신작은 추천 대상에서 아예 빠질 수도 있고요. 이런 상황을 흔히 콜드 스타트 문제라고 부릅니다.

스크린샷 2025-04-19 오후 11.49.33.png https://blog.daehong.com/237


인기도 기반 추천(Popularity-Based)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누구든 상관없이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를 먼저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신규 사용자처럼 아직 아무 정보가 없는 경우, 당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고 있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이 기본적인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이 방식은 사용자 데이터 없이도 바로 적용할 수 있고, 초기 플랫폼 운영 시 자주 사용되지만, 개인화 효과는 거의 없고, 새로운 콘텐츠는 충분히 인기를 얻기 전까지는 노출이 잘 안 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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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추천(Hybrid)

위 방식들을 적절히 섞어 쓰는 전략입니다.

처음 서비스를 사용할 땐 콘텐츠 기반 추천으로 출발하고, 시청 기록이 쌓이면 협업 필터링을 섞어 정교하게 개인화하는 식입니다.

서비스에 따라 추천 방식 간 스위칭을 하거나, 서로 다른 알고리즘 결과를 가중치로 조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되며, 실제로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략입니다.




추천에서 생겨날 수 있는 문제


추천 시스템이 항상 이롭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추천 품질이 떨어지거나 사용자의 기대와 어긋날 때, 사용자 경험에 오히려 해가 될 위험도 있습니다.


관심없는 추천으로 인한 사용자 이탈

새로운 사용자가 처음 로그인했는데 추천이 텅 비어 있거나, 엉뚱한 인기 콘텐츠만 줄줄이 보인다면 어떨까요? 마치 처음 만난 사람이 내 얘기는 듣지도 않고 자기 관심사만 늘어놓는 기분일 것입니다.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에서 만들어진 부정확한 추천은 혼란이나 실망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특히 가입 직후 몇 분, 몇 시간 안에 원하는 걸 찾지 못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사용자 74%가 자신과 맞지 않는 콘텐츠를 접할 때 좌절감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은 부적절한 추천이 반복되면 서비스를 떠나겠다고 말했습니다.


필터 버블

또 다른 문제는 추천이 지나치게 ‘사용자의 과거’에만 매달릴 때 발생합니다. 같은 유형의 콘텐츠만 반복해서 추천되다 보면 점점 취향이 좁아지고, 새로운 것을 발견할 기회를 잃게 되는 거죠.


흔히 ‘필터 버블’이라 불리는 현상입니다. 사용자는 처음엔 익숙함에 안심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지루함을 느끼거나 플랫폼을 단조롭게 여기게 될 수 있습니다. 추천에는 어느 정도의 의외성과 다양성이 필요합니다. 디자이너가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으면, 추천 시스템은 오히려 사용자의 시야를 좁히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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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스타트, 디자인으로 풀기


콜드 스타트(Cold Start)란 새로운 사용자나 신규 아이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개인화된 추천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를 말합니다. 기술적인 과제이기도 하지만, 디자인의 출발점에서도 중요한 고려사항입니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화면을 마주하고, 어떤 상호작용을 경험하느냐에 따라 이 문제의 체감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보딩 질문으로 첫 실마리를 얻기

새로운 사용자를 맞이하는 온보딩 과정은 콜드 스타트를 가장 빠르게 완화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물론 시작부터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요구하면 사용자는 피로감을 느낄 수 있지만, 가볍고 선택하기 쉬운 질문 몇 가지만으로도 어느 정도 취향을 파악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심 있는 뮤지션을 선택하세요” 같은 설문은 첫 추천 품질을 높이는 데 유용하며, 스포티파이의 서비스 가입후 선호하는 뮤지션 선택하기 UX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image.png 스포티파이, 스픽, 산타 토익의 온보딩 사례


개인 정보 없이도 추천할 수 있는 기본값 마련하기

아무런 사용자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는 화면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이럴 때는 전체적으로 인기 있는 콘텐츠나 에디터 추천 리스트를 기본값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라면 신상품이나 베스트셀러, 콘텐츠 플랫폼이라면 조회 수 기준의 인기 영상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용자 정보를 알 수 없을 때는 대중적 반응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백을 메우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빠르게 조정하기

첫 추천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사용자가 추천 결과를 스스로 조정할 수 있는 설계가 있다면 빠르게 맞춤화의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콘텐츠는 관심 없어요” 또는 “추천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를 알려주세요” 같은 피드백 인터랙션은, 시스템이 초기 신호를 빠르게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취향에 맞음/안 맞음’을 표시하거나, 선호 태그를 수정할 수 있는 기능도 같은 맥락에서 유용합니다.




LLM을 적용한 추천 시스템


GPT-4와 같은 거대 언어 모델(LLM)의 등장은 추천 시스템의 초기 인터페이스와 탐색 흐름을 크게 바꾸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장르를 선택하거나 키워드를 입력해 추천을 받았다면, 이제는 자연어로 자신의 상황이나 기분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콘텐츠 탐색이 시작됩니다.


철수는 서비스에 처음 진입하여 자연스럽게 현재 상황과 니즈를 대화창에 입력합니다.

“혼자 조용히 보기 좋은 영화 없을까?”

LLM은 철수의 말투와 기분을 파악해 이렇게 응답합니다.

“오늘 같은 날엔 잔잔한 감성 영화가 잘 어울리죠. ‘리틀 포레스트’는 자연과 일상을 배경으로 한 조용한 분위기의 영화예요. 마음을 편하게 하고 싶을 때 추천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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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LLM은 사용자의 말투와 맥락을 이해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대화형으로 안내하고, 그 이유까지 설명해줍니다. 이 과정을 잘 활용하면 서비스의 초기 온보딩을 매끄럽고 매력적이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리스트 중심 추천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마치 누군가에게 조언을 받는 것 같은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LLM은 메타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고, 영화의 설명, 리뷰, 대사, 분위기를 포함한 텍스트 전반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평점이 없는 신작도 빠르게 추천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이 능력은 콘텐츠 기반 추천을 한층 강화하고, 콜드 스타트 문제를 완화하는 데도 유용하게 작용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추천의 방식입니다. LLM은 단순히 리스트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맥락과 감성, 이유를 덧붙인 서술형 추천이 가능합니다.

“오늘 비가 와서 그런지 조용한 영화가 보고 싶다”

라고 입력하면,

“비 오는 날엔 ‘카모메 식당’을 추천드릴게요. 잔잔한 음악과 따뜻한 대사, 천천히 흘러가는 장면들이 빗소리와 잘 어울려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위로가 되는 영화예요.”

라는 식으로 맥락과 함께 콘텐츠를 제시합니다. 이런 방식은 사용자가 왜 이 추천을 받았는지를 납득하게 하고, 신뢰와 몰입을 높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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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하게 만들어 본 LLM을 사용한 영화 추천 시스템 사례 예시 사이트

https://modaytest.playcode.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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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시스템을 다룰 때, 알고리즘은 엔지니어가, UI는 디자이너의 몫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 좋은 경험은 이 둘이 조화롭게 만날 때 만들어집니다. 아무리 뛰어난 알고리즘이라도 맥락 없이 제시되면 효과가 없고, 멋진 UI도 추천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허할 뿐입니다.


저는 의료 서비스 현장에서 AI 연구원들과 협업하며, 사용자가 알고리즘 결과를 받아들이는 감정과 그 경험의 흐름을 늘 고민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무리 정확도가 높은 모델이라도, 사용자가 거부감을 느끼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직접 체감해왔습니다.


디자인은 기술보다 먼저, 사용자의 입장과 맥락을 상상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새로운 사용자가 처음 서비스를 마주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추천을 받아들이게 될지, 어떤 말투와 화면 흐름이 부담 없이 느껴질지를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추천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신뢰하고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입니다. 특히 LLM처럼 대화형 추천이 가능할 때는, 사용자로부터 부담 없이 니즈를 끌어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친절한 서포터’로서 AI를 설계해왔습니다. 사용자의 행동을 철저히 보조하고, 필요할 때만 개입하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추천 시스템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사용자의 취향을 미리 파악하고 먼저 제안하는 경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추천이 사용자의 기대를 앞서지 않으면서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설계된 추천은 단순한 인기도 기반 추천보다 더 높은 만족을 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참고 자료


What is a Recommendation System? | Data Science | NVIDIA Glossary

Recommendation Systems: Benefits, Types & Examples | Miquido Blog

How to solve the cold start problem in recommender systems - Things Solver

Onboarding New Users in Recommender Systems | GroupLens

Solving the Cold Start Problem: Leveraging Large Language Models for Effective Recommendations | by Bhawna Rupani | Me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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