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바라고 있었다

by 김정락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잘 됐다.” 그게 다였다.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가슴 어딘가가 아렸다. 예전만큼은 아니었다. 그의 말을 듣는데 눈을 어디에 둘지 몰랐다. 흔들리는 눈동자를 들키지 않으려 힘을 줬다. 엉덩이도 들썩였다. 친구와 눈이 마주쳐 시선을 떨궜다. 결국 창 쪽으로 돌렸다. 사람들은 나를 쳐다보는 듯했다.



그와 만나고 침대에 누웠다. 이불을 목까지 덮었지만, 그 안에 열기는 없었다. 그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생각할수록 두통은 찾아왔고, 바닥은 차가웠다. 생각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닭살이 팔뚝에 돋았고 발가락이 시렸다. 심장이 한 번 내려앉았다. 그리고 눌렀다. 베개로 목이 불편했다. 오른쪽도, 왼쪽도. 등도 마찬가지였다. 목덜미에서 전기 같은 것이 흘렀다. 멍했다. 천장을 바라봤다. 시린 발을 손으로 움켜잡고 따뜻해지길 한참 기다렸다. 눈을 떴다. 캄캄한 커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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