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29
CA1141. 대니 보일, 〈28년 후〉(2025)
메멘토 모리, 메멘토 아모리스. Remember Death, Remember Love. 죽음만이 아니라, 사랑도 기억하라―. 아니, 이제 사랑을 기억하라―. 그렇다면 이 영화가 새로운 트릴로지의 첫 번째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파이크(알피 윌리엄스)와 함께 가라! 아니, 가자! 이 열두 살 난 소년은 그레이트 브리튼 또는 잉글랜드의 메시아가 될 수 있을까. 어쨌거나, 대니 보일이 대니 보일 했다.
CA1142. 리처드 브룩스, 〈엘머 갠트리〉(1960)
찬송가와 기도와 설교가 넘쳐흐르지만, 이 영화의 곳곳에는 신성모독과 교리에 대한 곡해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신의 섭리는 끝끝내 관철되고 마는 서사. 영화의 마지막, 엘머(버트 랭커스터)의 냉소는 신에 대한 부정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그 섭리의 가차 없음에 대한 인간적인 자복이다. 그래서 그는 기독교 부흥 운동에 복무하기를 거부한다. 어찌 감히 할 수 있겠는가.
CA1143. 마틴 스콜세지, 〈택스 드라이버〉(1976)
택시 운전기사인 트래비스를 베트남전에 해병대로 참전했던 인물로 설정한 이유는? 그런 그가 대통령 후보를 암살하려는 이유는? 그가 ‘어린’ 창녀를 기어코 구해내는 이유는? 이 질문들 자체가 이 영화에 대한 독법이다.
CA1144. 임권택, 〈축제〉(1996)
늙음과 죽음에 대한 명상이 동화스럽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감독 스스로, 그렇기에 영화 형식의 긴장미가 떨어져 보일지도 모른다는 궁색한 변명을 할 필요까지야 없지 않았을까. 마치 〈서편제〉(1993)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CA1145. 마사 쿨리지, 〈욘커스 가의 사람들〉(1993)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에서 노라의 가출은 가부장적 가족제도가 지닌 고유의 모순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한 첫걸음이었지만, 이 영화에서 여자의 가출은 같은 여자인 어머니로부터의 탈출이다. 하지만 이 어머니에게서 완고한 가부장의 모습이 엿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