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놀면 뭐하니?> 리뷰
릴레이 카메라를 건네받은 유희열이
자신을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 지 고민하자,
유재석이 말했다.
굳이 형의 모든 걸 오픈하지 않아도 된다고...^^;;;
김태호PD와 유재석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던
과거 <무한도전>이 각 출연자 별로 담당 카메라 시스템을 도입해
촬영에만 무려 수십 대의 카메라가 동원됐다면,
<놀면 뭐하니?>의 ‘릴레이 카메라’는
출연자들에게 직접 촬영할 수 있는 개인 카메라 한 대만을 건네는
꽤나 소박(?)한 포맷으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이로써 기획, 연출, 촬영에 이르기까지
갑작스레 제작 일선에 뛰어들게 된 ‘릴레이 카메라’ 출연자들은
하나 같이 자신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 지 고민한다.
친구들과의 시시콜콜한 잡담을 담은 일상 브이로그부터
난데없는 찜질방 쇼케이스,
불현 듯 떠난 해외여행과
뜻밖의 본격 낚시 여정까지!
이처럼 매 회 차별로 다른 인물, 다른 테마를 다루는 <놀면 뭐하니?>는
정형화된 포맷에서 벗어나,
최근 주목 받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의 개인화 특성을 반영하면서
또 다른 버라이어티의 서막을 열었다.
<놀면 뭐하니?>는 크게 3가지 패밀리십 코너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 <놀면 뭐하니?>는 사실상 3개의 프로그램이 합쳐진
일종의 버라이어티 패키지 프로그램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 포맷이라 할 수 있는 ‘릴레이 카메라’는
제작진의 사전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즉, 한정된 인재 풀로 인해, 인지도 높은 몇몇 예능인들이
여타의 예능 프로그램들에 반복적으로 출연하게 되고,
이로 인해 기존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느꼈던 기시감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것이
이 ‘릴레이 카메라’의 목적이다.
역시나 제작진의 의도대로
카메라가 유재석의 손에서 점점 멀어질수록 의외의 인물들이 등장하게 되고,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그 자체로도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상승시킨다.
반면, 기존 예능인들의 부담감은 더 커졌다.
막상 자신을 어디까지 오픈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유희열의 말처럼,
이미 특성화된 자신의 캐릭터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카메라를 받은 예능인들은
오히려 웃음기 싹 뺀 정반대의 진지한 모습들을 보여주거나,
부담감으로 인해 아예 완강히 카메라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곤 한다.
디지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주로
뷰티, 여행, 요리, 게임 등 어느 한 분야에 특화된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캐릭터성’은 콘텐츠를 보다 풍성하게 해주는 2차적 요인일 뿐,
어디까지나 메인은 그들의 전문 분야
즉, ‘콘텐츠 테마’에 있다.
하지만 TV 예능인들에게 있어서
‘콘텐츠의 테마와 구성’은 제작진의 영역이었으며,
예능인들이 지닌 ‘캐릭터성’ 그 자체가 그들의 킬러 콘텐츠였다.
그러므로 예능인들에게 있어서 카메라를 건네받는 것은
권력을 이양 받는 것과 동시에, 역할의 확장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 갑작스런 역할 변화가 낯설게 느껴진다.
이처럼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누군가에게는 크나큰 도전이 될
MBC의 새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앞으로 뵙게 될 초면인 분들,
그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줄 이 ‘릴레이 카메라’의 주인공들에게
응원의 인사를 건네본다.
모두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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