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라고?

by 시간 끝에서 온 빛

오늘 본가에서 내가 중고등학생때부터 키우던 고양이가 오늘 아침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는 그냥 무덤덤했다.

그냥 고양이 한마리 죽은걸 가지고.

아마 무덤덤하다기보다는 방어기제였던 것 같다.

17년간 같이 살아온 막내가 죽은게 아니라 그냥

고양이 한마리 죽은거였으면 좋겠는데

17년 키우던 나의 막내 동생이 죽었다.

펫로스증후군은 극복을 할 수 있는걸까?

구구를 키우기전 부부라는 새끼고양이를 키우다 키우는게 서툴러서인지 한달만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는데 한달 키운 고양이가 사라지니 중학생이던 나랑 동생은 한달을 울었다.

그리고 부부에 대한 기억이 모두 잊혀질때쯤에 아빠는 구구라는 고양이를 데리고왔다.

구구는 그렇게 17년간 우리와 함께 살았으며

오늘 구구의 세상은 답답한 집에서 천국이 되었다.

사실 기쁜 일이기도하다. 구구의 세상이 모든 것이 다 존재하는 천국이 된 것이.

원래 동물이든 인간이든 죽을 때는 막대한 양의 마약성분이 뇌에서 분비되어 남들이 알면 부러울 만한 경험을 하고있다고한다(팩트). 그래서 죽을때는 누구보다 행복하다는걸 이론으론 분명히 알고있는 나인데

그냥 평범하던 나는 당연히 비범하지못해서 고양이가 죽으면 우는 운명을 지니고있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직장에서는 고양이 장례식을 치른다니까 이해를 못했다. 나도 그 이해못하는 감각을 이해하고있으나 나는 이해하고있었으나

구구만큼 귀여운 고양이는 세상에 없었기때문에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가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영화를 보면 인간은 누구라도 그게 영화더라도 눈물을 흘릴 것이기때문에 그런 당연한 이유로 너무도 슬펐다. 나는 지금 그런 영화를 재생중이고 아직은 그 슬픔이 안끝났다. 내 운명은 이 슬픔을 언제까지 가지고있을까. 신에게 맡겨봐야겠다.

구구를 잃었다고 착각하는 나의 오감이 너무도 싫다. 눈은 역시 보지않기위해 존재하고 귀는 듣지않기위해 존재하는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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