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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통경찰이 내 차를 세웠을 때

전직 미국 경찰의 조언

  현직 변호사 문일룡 씨가 쓴 <교통경찰이 차를 세웠을 때 주의할 점>이라는 제목의 글을 보관하고 있었다. 미주 한국일보 워싱턴 디씨 2018년 8월 24일에 실린 글인데, 실생활에 매우 유용한 글이다. 미국에서 살다 보면 교통경찰이 내 차를 세우는 경우를 만나기 마련인데 그때 이런 내용을 알고 있으면 경찰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은 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곧 미국 땅에 도착할 너도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이다. 


  아래에 그 내용 일부를 옮긴다. 후반부의 10개 항목은 워낙 중요해서 네모칸 안에 옮겼다. 그리고 괄호 안에는 내 생각과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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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생활을 오래 한 사람으로부터, 우리가 운전하다가 교통경찰이 차를 세우라고 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들었다.


(매우 중요하고 유용한 정보이다. 이런 종류의 정보를 따로따로 몇 개 알고 있었는데 이 글이 종합적으로 잘 설명해주고 있다. 내용이 충실하고 매우 실용적이다. 미국은 총기 휴대가 가능한 나라이기 때문에 총 때문에 죽고 죽이는 일이 일어난다. 경찰로부터 정차 명령을 받아본 적이 있고 유튜브를 통해 단속 장면을 많이 보았기에 이 글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잘 안다.)


  일반인들이 볼 때 차량을 세워 조사하는 것이 경찰에게 통상적인, 별 것 아닌 일로 보일 수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경찰도 차량을 세울 때마다 매우 조심스럽다고 한다.


(총은 경찰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차량에 탑승한 사람도 총을 갖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경찰이 총 맞아서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경찰은 상대방이 총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을 항상 해야 한다. 언제 총 맞을지 모른다. 여기 있는 내용의 대부분이 운전자나 그 동승자가 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는 것이다.)


  차를 세운 다음 먼저 경찰차 내에 앉아서 세운 차량에 대해 컴퓨터 조회를 마친다.


(정지 명령을 받고 차를 세워도 경찰이 즉시 다가오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경찰은 자기 차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해서 이 차량이 누구 명의로 등록된 차량인지, 도난 신고된 차량은 아닌지 등을 확인한다. 문제는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경찰 단속에 걸린 경우 20-30분은 금방 간다. 그러니 시간에 늦었다고 과속하다 경찰 단속에 걸리면 더 늦는다. 그것도 많이.)


  경찰이 운전자에게 다가와서도 운전자 앉은자리의 약간 뒤 쪽에서 얘기를 하는 것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경찰은 운전자가 바라보기 좋은 곳에 서지 않는다. 앞문 유리와 뒷문 유리 사이 즉 필라 가까이에 선다. 운전자가 총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에 입각한 행동이다. 운전자가 총을 꺼내더라도 자신을 금방 겨냥하기 쉬운 위치를 피하는 것이다. 운전석 쪽  문의 손 얹는 곳이나 운전석 쪽 문의 포켓에 총을 두고 있다면 경찰의 시선으로는 미리 발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경찰도 단속 차량에 가까이 가는 것이 무척 조심스러운 것이다.)

 

  그만큼 경찰이 조심하는 이유는 1년에 약 오만 명의 경찰이 다치고 그중 만 오천 명가량이 중상을 입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찰도 2-3일에 한 명씩 나온다고 한다.


(미국 경찰, 목숨을 걸어놓고 하는 직업이다. 그러니 그들도 자신의 목숨을 지켜야 한다. 급여가 높은 편이 아니어서 비번인 날에는 몰이나 슈퍼마켓에서 경비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도 한다.) 


  경찰에 의해 차가 세워졌을 때 운전자도 아래와 같은 사항에 조심하면 경찰로부터 오해받을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여기의 '오해받을 가능성'이란 '경찰의 총에 맞을 가능성'이란 말과 같다. 탑승자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본 경찰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총을 쏘게 된다. 정당방위인 셈이다. 이 지점에서 정당방위인지 과잉방위인지 때문에 시끄러워진다. 대개 경찰에게 유리한 결정이 난다. 그래서 문 변호사의 이 글이 의미가 있다. 무심코 한 행동 때문에 그것을 오해한 경찰의 총에 맞아 다치거나 죽으면 안 되니까.) 


출처 : Pixabay


1. 경찰이 섬광등을 켜거나 사이렌을 울려 차를 세우라고 할 때, 방향 신호를 주고 우측 길가나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울 것.


(경찰이 서라고 하면 서야 한다. 차로를 변경할 때에는 깜빡이를 먼저 켠 다음에 차로를 변경한다. 뭘 하든 경찰에게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급작스런 행동은 경찰로 하여금 총을 뽑게 한다. 그리고 버지니아주의 경우, 경험에 의하면, 정지 명령은 3단계로 발령된다. 1차로 대상 차량 뒤에서 섬광등을 켠다. 그래도 정지하지 않으면 2차로 사이렌을 울린다. 섬광등에 사이렌을 울렸는데도 정지하지 않으면 3차로 확성기를 사용해서 정지 명령을 내린다. 이 3차 정지 명령에도 정지하지 않으면 매우 심각한 일이 벌어진다. 글쓴이는 '섬광등'이라고 적었는데 '경광등'이 더 적절한 표현인 듯.)


2. 경찰이 다른 지시를 하기 전까지 계속 차 안에 그대로 앉아 있을 것.


(왜 세웠는지 궁금하다고 해서 문을 열고 나가서 경찰차로 다가가면 안 된다. 경찰은 탑승자가 도망치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또 자신을 해치려고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해서, 총을 꺼내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지시한 것 이외의 행동을 하게 되면 경찰은 그 즉시 방어 모드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차를 세운 다음에는 경찰이 다가올 때까지 차 안에서 대기해야 한다. 무척 지루하다. 빨리 끝내고 가던 길 가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3. 어두운 밤 일 경우 경찰이 손전등으로 차 내부를 비출 수 있는데 그것은 서로의 안전을 위한 것이니 놀라지 말 것. 대신 경찰이 차에 다가올 때 차 내부 등을 켜고 두 손은 잘 보이게 해야 하며, 가능하면 차 핸들에 두 손을 올려놓을 것.


(운전자가 무기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가 단속 경찰의 일차적 관심사이다. 그래서 밤에는 정지된 차량 안에 무기가 있는지 훑어보기 위해서 손전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때 마약이나 술 따위를 싣고 있는지 여부도 함께 확인하는 것 같다. 이때 손전등 빛이 얼굴에 비추어져서 눈이 부신다고 손으로 가리면 운전석 상단 바이저에서 권총을 꺼내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으니 그냥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보는 게 좋다. 밤에는 경찰이 가까이 오기 전에 미리 실내등을 켜 놓으면 차량 내에 무기나 마약이 없다는 간접적 의사표시가 되고, 또한 경찰 업무에 잘 협조하고 있다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두 손은 항상 경찰이 잘 보이는 곳에 두어야 한다. 손이 안 보이면 무기를 꺼내고 있는 중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두 손을 항상 핸들 위에 두는 것이 경찰을 안심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4. 차 안에 무기가 있는 경우 경찰에게 무기의 내용과 위치를 알릴 것. 그리고 경찰의 지시를 따를 것. 그 무기를 보여주려고 절대로 무기에 손대지 말 것.


(무기가 있다면 미리 알려주어 경찰이 대비를 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미리 알려주더라도 무기가 있다는 것 때문에 경찰은 즉각 초비상 상태가 되기 때문에 오해가 될 만한 행동은 절대로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경찰의 지시가 없으면 핸들에서 손을 떼지 말고, 지시가 있으면 그 지시를 따르되 그 지시를 따르기 위해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경찰에게 하나하나 미리 말해준다. 모든 행동은 경찰이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한다는 게 중요하다.)

 

5. 갑자기 움직이지 말 것. 특히 바닥이나 뒷 좌석, 옆 좌석, 차 앞 우측 부분의 보관 콘솔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을 피할 것. 차 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점을 주지 시킬 것.


(급작스런 행동은 경찰을 놀라게 한다. 그러니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경찰에게 미리 말해준 다음에 천천히 움직인다. 바닥, 뒷좌석, 옆좌석, 차 앞 우측 부분의 보관 콘솔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을 피해야 하는 이유는 거기에 무기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즉 그쪽으로 몸을 움직이면 무기를 꺼내려는 것으로 경찰은 생각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것은 운전자 이외의 동승자도 마찬가지이라는 점이다. 경찰의 입장에서는 그 차량의 운전자뿐만 아니라 동승자로부터도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6. 경찰이 신분증, 차 등록증 등의 서류를 요구할 때까지 먼저 그 서류들을 찾느라고 움직이지 말 것. 경찰의 요구를 들은 후 경찰에게 그 서류들이 어디에 있다고 먼저 말하고 찾도록 할 것.


(자동차를 세운 후 다가온 경찰은 대개 두 가지를 제출해 달라고 한다. Driver License 즉 운전면허증과 Registration Card 즉 자동차 등록증이 그것이다. 그런데 경찰이 오기 전에 그것을 미리 준비한답시고 그것을 찾는 행동을 하면 경찰은 긴장하게 된다. 이 두 가지를 두는 곳이 총을 두는 곳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즉 운전자는 서류를 찾고 있지만 경찰은 총을 꺼내는 행동으로 오해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찰의 요구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요구를 받으면 그 두 가지가 어디에 있는지 경찰에게 먼저 말로 설명한 후 느린 동작으로 꺼낸다. 거듭 이야기하거니와, 중요한 것은 경찰이 내 행동을 예측할 수 있도록 미리 말하는 것과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다.)


7. 추가 경찰 도착에 놀라지 말 것. 이는 통상적인 일임.


(미국 경찰은 경찰 차량 1대에 1명만 탄다. 1대에 1명만 타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러니 다른 경찰차가 도착한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닌 것이다. 헙수룩한 차림의 사람이 몰 한 켠에 앉아있었는데 두 대의 경찰차가 도착하는 것을 본 적 있다. 심한 경우에는 차 한 대 세워 놓고는 7대의 경찰차가 모인 경우도 보았다. 그 차에 뭔가 수상쩍은 것이 있었나 보다.)


8. 경찰이 티켓을 발부해도 논쟁을 벌이지 말 것. 논쟁은 길가가 아니라 법원에서 해야 함.


(경찰이 건네주는 티켓에 불만을 품고 경찰과 다투는 사람을 가끔 본다. 그럴 필요 없다. 티켓에 적힌 위반 사항에 이의가 있으면 법원에서 다툰다. 즉 티켓에 불만이 없으면 거기 적힌 금액을 납부하는 것으로 끝이고, 불만이 있으면 법원에 출석하여 판사 앞에서 단속 내용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다. 그 자리에서 경찰과 다투다가는 공무집행 방해의 죄가 추가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현장에서 즉시 체포된다.)


9. 경찰이 티켓을 발부하며 서명을 요구할 때 거부하지 말 것. 서명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님. 거부하면 경찰은 운전자를 체포하고 차에 대해 견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


(비록 경찰이 잘못 판단하여 티켓을 발부하더라도 서명을 해주고 티켓을 받는다. 서명을 망설이거나 서명을 거부하는 이유는 그 서명을 하면 그 티켓에 기재된 사항을 인정하는 것으로 될까 봐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서명과 티켓에 기재된 사항에 대한 인정은 별개 문제이다. 티켓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므로 서명을 해주고 티켓을 받아야 한다. 서명 때문에 시비가 붙으면 공무집행 방해로 체포될 수 있고, 자동차는 견인 조치되는데 이렇게 되면 불필요한 견인비용까지 추가로 발생한다.)


10. 운전자도 해당 경찰의 이름과 뱃지 번호를 요구할 수 있음. 경찰의 행위에 불만이 있을 경우 경찰국에 불만을 접수시킬 수 있음.


(진짜 경찰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경찰 중에는 사복경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티켓에 기재된 사항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다투게 되지만 경찰의 업무집행 태도 등에 대해서는 운전자가 경찰의 신분을 확인하여 소속 경찰국에 불만 사항을 제기할 수 있다. 예컨대 경찰의 업무집행에 있어서 위압적이거나 차별적 언행을 한 경우가 그렇다.)




* 이 글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경찰에게 공손한 말투를 쓰는 것이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말 끝마다 '써(sir, 남성 경찰인 경우)' 또는 '맴(ma’am = madam, 여성 경찰인 경우)'을 붙이는 것이다. 경찰에게 '써' 또는 '맴'이라는 말을 하면 대개 경찰도 말할 때 '써' 또는 '맴'이라는 표현을 써준다. 그렇게 하면 그나마 분위기가 조금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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