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젋은 날, 오늘
내가 자주 하는 상상놀이가 있다.
그중 하나는 ‘10년 후의 나’를 만나는 것이다.
보통 ‘10년 후의 나’라고 하면 미래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를 떠올린다.
나 역시 가끔 상상해 본다.
10년 후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아마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이 들었지만, 훨씬 자유로운 하루를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조금 다른 상상을 더 자주 한다.
바로 ‘미래의 나’가 ‘현재의 나’를 찾아오는 상상이다.
오늘은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날이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생각한다.
“이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잖아.”
“지금껏 안 하고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뭘 도전해.”
하지만 미래에서 찾아온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남아 있는 날 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야.”
“네 안에는 아직 무궁한 가능성이 있어.”
그리고 내 어깨를 다정하게 툭툭 치며 말한다.
“네가 지금 그 나이에 시작한 덕분에,
나는 벌써 10년째 그 일을 하고 있어.
그때 시작하지 않았다면,
10년 후에도 여전히 못 하고 있었을 거야.”
이 상상놀이는 나를 언제나 젊고 생기 있게 만든다.
무엇을 시작하든, 늦지 않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결국 ‘미래의 나’가 어떤 사람일지는
‘오늘의 나’가 결정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매번 다시 깨닫게 된다.
40대 후반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그때 많은 것을 시도해 준 덕분에
오늘의 내가 존재하니까.
앞으로도 무언가를 시작하려 할 때,
혹은 포기하고 싶을 때,
나는 다시 10년 후의 나를 만나야겠다.
그 사람은 언제나 나를 믿고,
무한한 신뢰를 건네줄 테니까.
<두번째 산> 브런치 북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쓴 글은 시즌1으로 마무리 하고,
조만간 시즌 2로 다시 연재글을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