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에 함부로 참견하지 않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어머니처럼, 나 역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말보다 행동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평생을 묵묵히 여섯 아이를 키워오며 필요한 말만 하시던 어머니를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많은 말을 쏟아냈고, 때로는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한 마디의 실천이 백 마디의 말보다 낫다는 걸 실감하며, 더 조심스레 말하고 싶다.
오늘은 막내 아이의 친구 엄마를 오랜만에 만났다. 서로의 최근 일상을 나누며 코다리찜을 먹으러 갔다.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녀는 중학생 딸과 겪는 갈등이 고민이라며 힘든 속내를 털어놓았다. 나도 그 마음을 이해하려 애쓰며, 그저 “고생한다, 다 지나간다”라고 진심으로 다독여주고 싶었지만, 또 지나가면 새로운 일이 생길 거라는 식으로 어설픈 충고를 하고 만 내 자신이 괜히 아쉬웠다.
나이가 들수록, 말이 지닌 무게를 더 절실히 느낀다. 한마디 말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으면, 큰 갈등을 부를 수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처럼, 내 말 한마디가 어떻게 퍼져나갈지 모른다는 사실에 요즘은 더 신중해진다. 결국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지는 법이기에, 더 이상 타인의 삶을 쉽게 판단하거나 조언하지 않으려 한다. 대신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하며 진지하게 살아가기로 다짐한다.
내가 옳다고 여겼던 것이 반드시 상대방에게도 옳은 건 아니라는 걸 배운다. 각자의 삶에는 나름의 이유와 방식이 있기 마련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처럼, 남을 평가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제는 남의 길을 비추기보다는, 나 자신의 내실을 다지며 살아가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삶 속에서 우리는 크고 작은 갈등을 겪으며 다양한 관계에 놓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비누거품처럼 사라지는 말보다, 행동으로 내 진심을 보여주고 싶다. ‘침묵은 금이다’라는 속담이 뜻하듯, 때로는 침묵이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는 욕심을 버리고, 나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더 의미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긴다. 내 삶의 진정성과 방향을 찾아가면서, 행동으로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