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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내면아이

꿈과 현실사이의 간극

by 너라서러키 혜랑

〈춤추는 내면아이〉


글: 혜랑

편집: 지피터스


쇼파에 몸을 기대고 책을 넘기던 눈꺼풀이
갑자기 가위에 눌린 듯 파르르 떨렸다.
짧은 순간, 현실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아침마다 흐릿한 눈을 억지로 비비며
몸을 일으키던 기억이 스쳤다.


분주한 출근길,
엑셀에 힘을 주고 사무실로 달려가던 발목의 긴장,
그리고 하루 종일 울리던 전화벨이
내 몸 위에 얇고 차가운 막을 씌우던 날들.
나는 그 찬기를 몰아내려
뜨끈한 매트 속으로 파고들었다.


하루라는 무게를 질질 끌듯 걸어다닌 오늘.
시계추는 쉬지 않고 흔들리고,
나는 그 리듬에 맞춰
타인의 눈을 피하지 못하고
내 떨리는 표정을 숨겼다.


하루가 나를 바라보고,
나는 그 시선을 견디느라 지쳐갔다.
나로 가는 길은 이상하게도 멀고, 또 가까웠다.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막상 닿으려 하면 사라졌다.


그러다 문득,
꿈 속에서 춤을 추던 작은 ‘내 안의 아이’가 떠올랐다.
분명 내 꿈이었는데 장면이 선명하게 실사처럼 어른거린다.


몸짓 하나, 표정 하나까지도 또렷하게 다가오는 건
그 아이가 남기고 간 온기때문일까?
한 폭의 수채화처럼 선명하다.
아마 내가 잊고 지낸
나의 가장 부드러운 모습.
세상이 만들지 못하는,
오직 나만의 리듬으로 춤추는 작은 나.


그 아이가 오늘도
아무 말 없이 등을 밀어준다.





오늘의 긍정 한 줄
“내 안의 작은 나를 잃지 않을 때, 나는 다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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