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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민 Sep 28. 2023

비즈니스 분석가에게 요청하기

이렇게 요청해 주세요


들어가면서


비즈니스 분석가(이하 분석가)가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보다 외부 요청을 받아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청 기반의 업무를 싫어하는 분들도 있지만, 실질적인 액션을 고민하는 실무진을 돕는 과정에서 오히려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보니, 다른 팀에서 업무 요청이 오면 최대한 신속하고 친절하게 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무진이 보유한 데이터 역량 수준이 제각각이다 보니, 요청하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 실무자들도 본인이 어떻게 요청하는 것이 좋은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실무자들과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상대방과 이렇게 일하니 좋더라 싶은 내용이 몇가지가 있어서 이번 아티클에서는 분석가에게 요청하는 방버에 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그동안 분석가를 대상으로 쓴 글이었다면, 이번에는 조금 번외의 느낌도 있네요.)



요청할 때 고려할

3가지 포인트


1. 비즈니스 목적을 함께 나눠주세요


분석팀에서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의도는 짐작하지만 요청이 '이게 맞나'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장 최근에 받았던 요청 중 챗봇과 관련된 리텐션 분석이 대표적입니다. 해당 문의가 들어오자마자,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태클을 걸었는데, 그 이유는 해당 챗봇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아닌 CS처리용 챗봇이었기 때문입니다.


요청자 A : 우리 챗봇 서비스의 리텐션을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만들어주세요.

분석가 B : 만드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챗봇 서비스의 리텐션이 떨어지면 끌어올리실 건가요?

요청자 A : (흠..?)

분석가 B : 궁금한 것 하나 해결한 이후에는 서비스가 너무 편해서 그럴 수도 있고, 반대로 리텐션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서비스에 어려움이 계속 있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대화를 통해 우리 서비스의 목적은 수기로 진행되는 CS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라는 점을 서로 다시 상기했습니다. 이에 따라, 챗봇의 리텐션 이외에도 기존의 유선문의/게시판문의 같은 수기 처리 문의가 얼마나 감소하는지, 또 유선문의/게시판문의를 하던 사람들이 얼마나 챗봇문의로 넘어왔는지와 같은 지표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도록 안내하고 대시보드를 제작했습니다.


가끔 분석가나 개발자들 중 요청이 들어왔을 때, 다른 고민없이 그 요청대로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협업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비즈니스 목적을 함께 공유하고, 함께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도출하길 원합니다. 또한 적절한 지표를 설정하는 것 역시 분석가가 어느정도 강점이 있기 때문에, 실무자는 목표나 목적만 명확히 해줘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분석가에게 분석하고자 하는 사업/서비스와 관련된 목표를 명확하게 전달해 주자. 바라보는 방향만 맞춰도, 어느 정도 원하는 곳으로 도달할 수 있다.



2. 사전 정보를 충분히 공유해주면 좋습니다


기획자로 일할 때도, 내가 고민한 디자인 시안을 디자이너분께 보여주면서 요청을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혼선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보다는 내가 고민하는 문제와 작업의 목표, 여기에 혹 참고하면 좋을 레퍼런스를 모아주는 정도로 업무 요청을 드릴 때 가장 결과물이 좋게 나왔던 것 같습니다.


분석가에게 요청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분석가에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데이터/분석이 필요한 목적, 여기에 해당 주제와 관련한 명확한 개념 및 부가적인 정보들입니다. 


실제 발생하는 사례는 다음과 같다. C레벨 보고를 준비하는 실무팀으로부터 데이터 추출 또는 현황 분석과 관련한 요청이 발생합니다. 만약 요청한 주제가 이전에도 진행됐던 건이라면 일관성 있게 결과물을 전달할 수 있지만, 새로운 주제로 요청을 하는 경우 아래와 같은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요청자 A : OO 서비스 이탈 고객 리스트를 추출해 주세요.

분석가 B : 말씀하신 이탈이 어떤 개념일까요? 어드민에서 사용 안 함으로 설정한 경우만 뽑을까요, 아니면 해당 저런 설정 없이 실제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이탈로 간주하는 걸까요?

요청자 A : 실제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포함해서 뽑아주세요.

분석가 B :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뽑아서 드릴까요? 최근 N개월 이내 사용 기록이 아예 없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면 될까요?

요청자 A : 흠.. (고민과 함께 끊어져버린 대화)


물론 이런 주제에 대해서 이탈에 대한 개념을 잡는 단계부터 분석팀 인원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 보통의 업무입니다. 위 케이스는 보고를 위해 빠르게 필요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본인에게 필요한 데이터가 있다면 그 개념을 어느 정도 고민하고, 필요한 내용을 최대한 참조 링크로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 공유하는 정보 수준이 비슷해지면, 결과물을 추출하는 과정 역시 요청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맞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요청할 때, 피그마, 지라 뭐든 좋으니까 분석가도 참고할 수 있는게 있다면 함께 공유해주세요.



3. 수집할 때는 최대한 아메바 단위로 확보해 주세요


보통 분석가가 파이프라인팀 등 엔지니어분들과 Jira를 핑퐁 하면서, 데이터 수집 및 적재를 요청합니다. 


하지만 그런 수집이 어려운 데이터도 있다. 예를 들면, API 연동이 불가한 상태에서 업체로부터 정산 내용 등을 수기로 받아서 확보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경우는 분석가가 더 필요한 데이터가 있어도, 오직 실무자가 해당 업체를 통해 수급해주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또는 이미 관련 주제로 누군가 데이터 적재 요청한 내용들이 있어서, 활용가능한 형태를 위해서 새로운 적재 요청을 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새로 적재가 필요한 것은 상관없지만, 불필요한 데이터를 또 적재하면서, 여러가지 비효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A 서비스 결제/취소 추이 관련 분석 문의를 받습니다.

Jira를 찾아보니 A테이블 결제 내역으로 데이터 웨어하우스에 적재된 테이블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칼럼을 확인해 보니 결제 내역은 있는데, 취소 내역이 저장된 칼럼은 없습니다.

Jira의 요청사항을 보니, 요청자가 쿼리로 제외시키는 법을 몰랐는지 수집 단계에서 취소 내역을 제외하고 데이터 웨어하우스에 적재해달라는 요청을 남겼습니다. 개발자분도 특별히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제외하고 수집해줍니다.

취소 추이에 대한 항목이 필요해서 수집 요청을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우선 취소 내역을 기존 테이블에 추가하는 것이, 기존 테이블을 활용한 대시보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취소 내역을 따로 수집해달라고 말하면, 이미 있는 내용과 많이 겹치는 것을 새로 적재하는 것이다보니 우선순위가 높아지지 않습니다.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만약 직접 데이터 수집을 요청하는 실무자라면, 훗날 분석가에게 일을 시키기 위해서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는 전부 확보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월단위로 정산 내역을 받더라도, 일단위로 결제내역을 확보할 수 있으면 일단위로 확보하는 식입니다. 수집 요청을 하기 전에, 분석가와 미팅을 잡는 것도 괜찮습니다. 당장 분석 작업을 요청하지 않더라도, 어떤 형태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활용하기 좋을지 문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실무자가 SQL을 배워보면서, 데이터 추출을 어떻게 하는지 익혀본다면 활용가능한 형태를 더 잘 알게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timestamp를 2023-09-04 20:00:00과 같은 형태로 수집하면 분석가는 필요한 날짜/연/월/일/시간 등을 추출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SQL의 기능을 모르면 활용하기 위해 각각 칼럼마다로 나눠서 연/월/일/시간/오전오후 수집하는 경우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끝으로


일단 주니어 비즈니스 분석가로 요청할 때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 싶은 내용을 중심으로 적어보았습니다. 가끔 팀장님을 어깨너머로 보면, 시니어나 리더급은 데이터와 관련한 또 다른 형태의 요청을 받고, 이때는 다른 협업 방식이 또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하튼 이 정도만 잘 공유해 주더라도, 실제 분석 작업을 분석가와 진행하면서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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