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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주원 Nov 22. 2023

가을(부제)

세상이 노랗게 물들 때쯤이면 내 마음은 초록으로 변합니다. 볕 냄새가 날 때면 상처에 순살이 돋아나듯 어느 한켠이 먹먹해지구요. 허기가 지면 숨 한번 크게 들이켜 오늘을 반깁니다. 따뜻한 서리가 폐에 들어오면 스스로를 폭 안아주고 대견하니 걸음을 걷습니다. 버스에 탄 노인과 어린아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다 보면 어느덧 유리창에 볼을 맞대고 바람을 느낍니다. 쓸쓸하거니와 오래된 찻잔 냄새가 띵하니 머리를 치지만 난 여전히 오늘 위에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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