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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주원 Nov 22. 2023

사람

찬 바람에 아무리 뺨을 비벼대도 햇살보다 따갑지 않습니다. 입술이 부르틀 때까지 두 입을 꽉 다물고 있지만 소리는 새어 나오지 않습니다. 한창을 내달려 숨이 가빠 오더라도 멈출 수 없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려도 곧장 잘도 걷습니다. 지저귀는 새소리가 가끔은 들리지 않습니다. 어떨 때는 도시의 소음만큼이나 지겹고 따분합니다. 웃음소리, 눈물 소리, 환호의 손뼉 소리, 세상의 모든 소리들과 감촉. 별거 아닌 이 접촉들을 버티어낸 내가 대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것을 사람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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