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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주원 Nov 22. 2023

10월 31일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고 나서야 시월의 마지막 날임을 알았습니다. 여차저차 자식 걱정하는 어머니 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리면, 내 목감기는 눈치없이 콜록이며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낙엽이 지는 걸 보고 나서야 가을이 비껴간걸 알았습니다. 쓰레기 더미 쌓인 낡은 LP 판의 먼지는 해졌고, 끼룩끼룩 비둘기는 높은 하늘 두고 뭐가 좋은지 때로 서성입니다.

18시가 지난 저녁이 으스스하니 외로워질 때서야 겨울이 온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번 첫눈이 내릴 때쯤이면 꼭 두 눈을 감고 사박사박 소리를 들어야겠습니다.

으스러진 낙엽을 밟고 나서야 오늘이 10월 31일인 걸 알았습니다. 11월은 날이 차니 두 손을 꼭 잡고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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