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
친정집에 가기 전에 아빠에게 미리 전화를 걸어 "큰 개 한 마리같이 갈 거야 너무 놀라지 마." 하고 이야기를 해두었다.
아빠는 데리고 오라며 쿨하게 승낙했지만 어렸을 적부터 개를 키우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도 허락을 안 해줬던 아빠이기에 시댁에 갈 때와 마찬가지로 살짝 걱정을 하며 친정집에 들어갔다. 아빠는 여름이의 큰 크기에 적잖이 놀랐는지 너털웃음을 지으며 "고놈 참 크다."라고 이야기하셨다. 뭐 이번에도 여름이는 걱정하는 내 맘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큰소리로 딱 한 번만 짖고는 아주 얌전하게 행동했다. 덩치가 큰 개가 집에 돌아다니는 게 신기한지 아빠는 연신 여름이를 쳐다보며 간식으로 친해지기를 시도했다.
오빠와 내가 잠시 주방에 있을 때 아빠와 여름이가 잘 있나 하고 슬쩍 쳐다보니 정말 웃기게도 아빠가 여름이와 같은 자세로 납작 엎드려서 눈높이를 맞추어 놀고 있었다. 얼마나 웃기던지 아빠의 그런 모습은 처음 봐서 그런지 정말 재미있기도 하고 아빠도 개를 참 좋아하는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빠가 개를 싫어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내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집에 가기 전에 아빠는 나에게 여름이가 자손을 보면 한 마리 분양해 달라고 하기까지 했다.
아 여름이 오늘 제대로 매력 어필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