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해도 안 되는 날, 내가 놓친 한 가지

by 화려한명사김석용

노력해도 안 되는 날, 내가 놓친 한 가지


노력해도 안 되는 날이 있다.
그날은 대개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아주 조용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노트 앞에 앉았는데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결론이 나 있다. “이번에도 안 될 거야.” 그 한 줄이 마음을 먼저 꺾어 놓는다.


나는 그 순간을 자주 겪는다.
처음에는 의지가 있었고, 계획도 세웠다. 그런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으면 ‘계속해야 한다’는 마음이 흐려진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멀어진다. 멀어진 생각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결국 나는 ‘노력’이 아니라 ‘포기 쪽으로 기울어지는 속도’에 져 버린다.


이런 날에 가장 무서운 건 실패가 아니다.
실패는 원인을 찾을 여지가 있다. 문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습관이 될 때다. 그 습관은 사기를 꺾는다. 사기가 꺾이면 행동이 줄고, 행동이 줄면 결과도 줄고, 결과가 줄면 다시 “안 된다”는 확신이 강해진다.
이 반복이 사람을 고요하게 무너뜨린다.


혹시 당신도 이런 경험이 있나요?
노력은 했는데, 삶은 그대로인 것 같고, 어느 순간부터는 노력하는 자신마저 의심하게 되는 때.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왜 안 되지?”라는 질문이 자책으로 바뀌는 순간. 그때 우리는 흔히 능력 탓을 한다. 하지만 나는 요즘 생각이 조금 다르다.


결론은 단순하다.
문제는 능력이 아니라, ‘해야 한다’는 마음을 지속하는 힘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마음은 늘 한 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아주 작은 실망, 작은 지연, 작은 비교가 쌓여서 어느 날 갑자기 꺾인다. 그러면 우리는 ‘안 된다’는 말로 그 무너짐을 정당화한다.


그러니까, 쉽지 않다는 말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쉽지 않다”에서 멈추면, 그 말은 핑계가 된다. “쉽지 않다” 다음에 한 줄이 더 필요하다. 나는 그 한 줄을 이렇게 붙이고 싶다.


그러니까, 나는 오늘도 ‘해야 한다’를 다시 붙잡는다.
거창한 각오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만큼의 작은 결심으로. 한 문장이라도, 한 줄이라도, 어제보다 조금만 앞으로 가는 방식으로.


오늘 당신은 어떤 문장 앞에서 멈춰 섰나요?
그리고 그 멈춤을 “안 된다”로 끝낼 건가요, 아니면 “다시 붙잡는다”로 이어 갈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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