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삶을 담는다고?" '바이블 박' 박성경 작가를 만나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여러분은 주로 어떤 그림을 그리시나요?
풍경화? 인물화? 최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 인터뷰는 사람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는 바이블 박(박성경) 작가의 인터뷰입니다.
[사진= 바이블 박 작가 제공/바이블 박 작가의 그림]
Q. 사람들의 삶을 그림으로 그리는 이유가 있나요?
A. 제가 그림을 전공했는데 편집 디자이너로 일을 하다가 그림을 더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친구들과 여행길에 올랐어요.
그러다가 여행길에서 호떡 장사 아주머니를 만나게 됐는데 그 아주머니께서 포장마차 안에 그림을 붙여 놓으신 걸 보고 “아주머니 그림 좋아하세요?”이렇게 얘기를 시작했다가 아주머니가 본인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원래는 자신이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배우가 되지 못하고 지금은 이것저것 하다가 호떡을 팔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그 얘기가 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너무 치열하게 살아오신 분 인거예요.
아주머니께서 호떡을 파는 게 우리는 흔히 호떡 파는 아줌마 붕어빵 파는 아저씨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각자만의 이야기가 있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그걸 알게 되고 아주머니의 모습과 포장마차를 제가 그림으로 그려드렸는데 아주머니가 너무 좋아 하시는 거예요. 이를 계기로 “내가 작은 그림을 그리는 것 하나로 누군가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구나”해서 사람들의 삶을 그리는 걸 시작하게 됐어요.
Q. 사람들의 삶을 그림을 통해 어떻게 나타내고 계신 중이신가요?
A. 그림을 통해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고
그 과정에서 삶의 이야기를 꺼내서 듣기도 하고 그게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인 거 같아요.
[사진= 바이블 박 (박성경) 작가 제공]
[사진= 바이블 박 작가 제공/ 그림 ]
[사진= 바이블 박 작가 제공/ 그림]
Q. 박성경 작가의 삶을 그림으로 나타낸다면 어떠한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제 삶을 그림으로 그리면 세계지도가 나올 거 같아요. 제가 워낙 여행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그림은 언어를 뛰어넘는 도구라고 생각하는데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그림을 통해서 소통할 수 있고 그래서 제 꿈 중 하나가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그림으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는 건데 그런 점에서 세계지도 그림이 나올 거 같아요.
Q. 지금까지 그렸던 그림 중에 기억에 남는 첫 그림은 무엇인가요?
A. 아침에 일어나서 부엌을 그린 그림인데 이 그림이 뉴욕에서 채택이 돼서 상을 받은 그림이예요.
“아침에 일어나서 부스스한 모습으로 그림을 그린 건데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림으로 담은 것이 뉴욕에서 채택이 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저한테 용기를 준 그림이라서 제가 좋아하는 그림이에요.
Q. 처음에 그림을 그렸을 때 서툴거나 하지는 않으셨나요?
A. 서툴렀죠. 선도 지저분하기도 하고 근데 처음부터 학교에 다닐 때 연필이 아니라 펜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고칠 수가 없었던 것이 저한테는 도움이 많이 됐어요.
서투른 것도 그 사람의 스타일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나 못해”하면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발전해나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Q. 그렇다면 서툰 그림을 그렸을 때 사람들이 “에이 이게 그림이야”라고 하신 적은 없었나요?
A.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지는 않고 다들 응원해줬었던 거 같아요. 만약 진짜 그랬었다면 아마 내 그림에 실망했을 거 같아요. 그게 진짜 중요한 거 같아요.
특히 학생 때 아이들한테 “이거 왜 이렇게 그렸어”하면서 그림에 대해서 칭찬이 아니라 비판을 하면 잘할 수 있는 친구들도 기가 죽어서 못하는 거 같아요.
Q. 슬럼프가 올 때도 있을텐데 슬럼프가 왔을 때 극복하는 법이 있나요?
A. 그림을 그리다 보면 오랫동안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데 허리가 아프고 안 좋아서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던 걸 제가 드로잉 수업을 하면서 그림의 방향을 조금씩 변경 시켰던 거 같아요.
그리고 슬럼프는 내가 하고 싶은 그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그림을 그릴 때 슬럼프가 오는데 그럴 때는 스케치북에 누구도 평가할 수 없는 내가 하고 싶은 그림을 그려요.
Q. 주로 그림은 어떤 걸로 그리시나요?
A. 주로 펜으로 그리고 채색은 수채 물감으로 할 때도 있는데 주로 컴퓨터로 채색을 해요. 사람들의 삶을 그릴 때는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수채 물감으로 채색해서 그 자리에서 선물로 드려요.
[사진= 바이블 박 작가 제공/ 바이블 박(박성경) 작가 ]
Q. 그림 인터뷰를 할 때 사람들을 섭외할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A. 섭외하는 게 쉽지 않은데 처음에는 지인 위주로 섭외를 하고 인터뷰를 했던 분이 소개를 시켜주셔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직접 섭외를 하거나 건너건너 섭외를 하는 거 같아요. 쉽지 않죠.
Q.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나 사람의 삶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시던 분이었는데 세월호 사건이 있고 나서 이분이 너무 마음이 아프셔서 본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을 받아서 그 돈을 가지고 단원고 아이들과 세월호에 타고 있었던 사람들이 향하던 목적지인 제주도에 가서 거기에 있는 소를 키우는 우사를 재정비해서 아이들을 기억하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거기에 아이들의 교복도 있고 아이들의 방 사진도 영상 슬라이드로 돌아가는데 그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Q. 바이블 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제 이름이 성경이라 영어로 바이블 (Bible)인데 영어 이름은 성과 이름이 뒤집어지니까 그래서 바이블 박인데 고등학교 때 영어선생님이 제 별명을 바이블 박이라고 불렀었어요. 그러다가 그 이름을 영어이름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제 닉네임이 됐어요.
Q.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저는 부모님인 거 같아요. 아버지 어머니가 지지해주지 않았으면 아마 힘들었을 거 같아요.
Q. 박성경 작가에게 그림이란 무엇인가요?
A. 그림이란 소통의 도구라고 생각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
Q. 그림에서 못 그린 그림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못 그린 그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어떠한 기준이 있어야 생겨요. 수학공식에는 정답이 있지만, 그림은 정답이 없거든요.
지금 눈에 볼 때는 못 그려 보일 수도 있지만 그걸 토대로 잘 그려질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대부분 똑같이 그려야 잘 그린 거고 똑같지 않으면 못 그린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 고정관념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Q. 그림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제가 사람들을 그림 인터뷰를 할 때는 그림을 통해 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고 제 그림 자체로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도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Q. 바이블박 박성경 작가의 그림이 사람들에게 어떠한 기억으로 남아주었으면 하시나요?
A. 사람들에게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림을 봤을 때 “어? 이 그림 그 작가가 그린 그림이네”라는 걸 알고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는 저보다 그림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삶에 이야기와 내용에 있는 따뜻함을 고스란히 전달 받았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 어떠한 그림을 그려내고 싶으신가요?
A. 제가 조금 있으면 결혼을 하는데 결혼할 친구가 이슬람에 있는 여성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마음이 커서 그분들과 그림을 통해 계속 소통하는 일을 하고 그림을 통해서 문화를 뛰어넘고 그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일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예술작품을 만들어 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용기를 가지고 꾸준히 그 일들을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사실 현실적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갖고 꾸준히 해나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하나씩 놓치지 않고 해나간다면 어느 순간에는 빛을 보게 되는 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바이블 박(박성경) 작가와 ]
여러분 혹시 이번 바이블 박(박성경) 작가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저는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림에 대한 흥미를 느끼면서 “나만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저는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을 잘 그리든 못 그리든 여러분의 방법으로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여러분의 예술성을 마음껏 펼쳐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