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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이 Feb 07. 2019

[김호이의 사람들] 로봇공학자 한재권 박사 인터뷰

로봇공학자 한재권 박사가 이시대 청소년에게 전하는 메시지


[한재권 박사/사진=김호이]



아주경제 김호이 기자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 김호이 입니다.

여러분 혹시 요즘 학생들에게 "꿈이 뭐냐?", "뭘 좋아하느냐?" 라고 물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대부분 학생은 "꿈이 뭔지 모르겠어요", "꿈이 없어요"라는 대답이 많고, 어른들 또한 "학생이 공부나 해"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번 인터뷰는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의 제자로 유명한 한재권 박사입니다.

한재권 박사는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부터 알아야 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꿈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Q. 국내 최대 로봇 기업이라고 불리는 로보티즈에서 한양대학교로 옮기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우선은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를 하면서 미국이나 일본이 너무 부러웠어요. 왜냐하면 그 팀들은 팀원들이 엄청 많고 저변이 넓어 보였어요. 로봇 연구자도 많고 로봇을 연구하는 기업도 커서 부러웠죠.

근데 한국은 저변이 너무 약해서 로봇 연구자도, 학교도 그렇게 많지 않아요. 조금 아쉬웠어요.

그런데 한국 와서 보니까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나도 학교 가서 로봇공학도를 기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양대학교에서 로봇공학과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로봇공학과를 우리나라에서도 드디어 (만드는구나)'하며 좋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게 되고 뜻이 맞았어요. 그래서 옮기게 되었어요.


Q. 로보티즈에서 한양대학교로 옮기기까지의 과정 중에 주변 사람들의 반대는 없었나요?

A. 우선 회사에서 조금 아쉬워했고, 그런데도 로보티즈와는 잘 협력해서 나아갈 것이고, 반대보다는 걱정이 많았던 것 같아요. 여태까지 회사에만 있었는데 학교에서 교수 잘할 수 있겠느냐 등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열심히 해보려고요.


Q. 로보티즈에서 한양대학교로 옮기기 전에 갈등은 없으셨나요?

A. 있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여태까지 개발했던 '똘망이'같은 것과도 작별이잖아요. 그리고 지금까지 저랑 함께했던 팀원들, 로보티즈 직원들과도 같이 먹고 자고 하면서 일할 수 없잖아요. 조금 아쉽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학생들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학교와 다르게) 회사는 돈 벌어야 해요. 물건을 팔아서 이익을 남겨야 하는 게 회사예요. 그러므로 돈이 안 되는 연구는 사실상 하기 어려워요. 그렇지만 로봇이라는 것은 돈이 안 되는 경우가 매우 많아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진짜 연구는 못 하는 경우가 조금 있었어요. 그런데 학교는 달라요. 학교는 돈 버는 것과는 조금 관계가 없어요. 그러므로 돈이 안 되어도 진짜 하고 싶은 연구를 할 기회가 많아요. 그래서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연구도 할 수 있어요. 교수직을 받아들일지 갈등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학교의 그런 점이 매력적이어서 회사에 있었을 때보다 지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Q. 요즘 도전을 두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어떠한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A. 우선 학생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요, 학생들이 도전을 꺼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 확실히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전은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할 거예요. 그런데도 도전하지 않는 이유는 도전할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해본 게 많지 않거든요.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를 몰라요. 근데 제가 아는 학생 중에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깨달은 학생들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선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확실히 알아야 해요. 그것을 찾아야 해요.

그것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느냐? 가만히 앉아서 찾을 수 있느냐? 학원 다니며 찾을 수 있느냐? 아니에요. 학교 다니고, 학원 다니고, 도서관 다닌다고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절대 찾을 수 없어요. 어떻게 해야 찾을 수 있느냐면, 이것저것 많이 해봐야 해요, 무조건 많이 해봐야 해요.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해요. 그런데 그럴 기회가 많지 않죠. 학원가라, 숙제해라, 공부해라.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을 기회를 안 줘요. 그게 현실이어서 답답해요.

현실이 답답하긴 한데 그런데도 많이 경험을 해봐서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찾아야 해요.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알겠는데, 그런 상황을 극복하고 밖에 세상으로 뛰어나가야 해요. 그게 유일한 살길이기 때문에.

학원 다녀서 공부 잘하면 좋죠.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찾기 위해서 이것저것 경험해봐야 해요. 경험을 해봐야 알아요! 로봇도 마찬가지예요. 누가 시켜서 하면 재미없어요. 그러니까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찾는 게 우선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일단 학교로 왔으니까 대학생들에게 좋은 수업을 해주는 게 우선이고, 그다음에 팀을 만들 거예요. 제 팀을 만들어서 각종 로봇대회도, 세계로봇대회 로보컵도 나갈 거예요. 그리고 여태까지 해왔던 재난구조 로봇도 계속 연구할 뿐만 아니라 계속 재미있는 로봇을 만들려고 지금까지 제 머릿속에 있었던 계획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생각이에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수많은 학생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할 말이 많아서 무엇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참 힘들 거예요. 그 삶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해야 하므로 힘든 점이 많을 거예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하루하루 따분하고 재미없고, 빨리 졸업했으면 좋겠고,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할 것으로 생각해요. 선배로서 저도 참 미안하지만, 결국 자기 인생은 자기가 찾아 나가는 것이에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찾아주지 않아요. 자기가 스스로 찾아 나가는 게 인생이에요.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죠.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 나갈 것인지. 자신의 재능과 꿈, 희망을 키워나가는 시기는 대학생 때도 아니고, 어른이 되었을 때도 아니고, 바로 중·고등학교 때거든요. 이때 꿈꾼 사람들이 그 꿈꾼 것을 원동력으로 한평생을 살아가요. 그러니까 지금이 되게 중요한 시기예요. 그래서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를 찾기만 해도 성공을 하는 거예요. 고등학교 때는 자기가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끊임없이 찾아야 해요. 그것을 찾으면 인생이 재미있어져요. 한번에 재미있어질 수 있어요. 그러니까 조금 힘들고, 어렵고,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당황스러운 시기이기도 하겠지만, 이 시기에 자기의 꿈과 희망, 재능을 찾아내는 그런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것만 찾아도 고등학교 생활은 성공한 거예요. 그러면 대학을 갈지, 간다면 어디를 가야 할지, 어떤 직업을 얻을지 전부 다 해결돼요. 알겠죠? 여러분 모두가 거기에 집중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러려면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합니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봐야 합니다. 모든 사람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어요. 그 재능이 무엇이든 재능을 찾는 순간 인생이 바뀌니까 꼭 찾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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