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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 Kim Nov 10. 2019

캔디 여행자에게 드리는 꿀팁

1. 쇼핑을 하려거든 쇼핑몰보다 시장으로 가보세요.

 캔디에 KANDY CITY CENTER라는 이름의 쇼핑몰이 있다. 보통 KCC라 불리는 이 쇼핑몰이 캔디의 중심에 있어서 여행자들은 반드시 들를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식사와 쇼핑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데 KCC보다 길 건너 상권에 숨은 보석이 많다. 우선 말 그대로 보석가게가 많은데, 루비 사파이어 산지인 만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곳곳에 맛집들이 포진되어 있다. 내가 자주 가던 식당은 인도 음식점이었는데 인도의 이웃국가이고 향신료의 본고장이기에 저렴한 가격에 수준급 요리를 선보인다. 또 보세 옷가게에도 숨은 보석이 많다. 스리랑카에서 생산되는 토미 힐피거나 노스페이스 등의 글로벌 브랜드 옷들이 로컬 보세 옷들과 섞여 동일한 가격대에 판매된다.

 KCC에도 숨은 보석이 있다. 1층의 KFC에 스리랑카 스페셜 에디션 메뉴가 있는데, 카레향이 풍기는 밥에 치킨 조각 4개를 얹어 주는 메뉴다. 스리랑카 한정 메뉴이다 보니 매우 저렴한데 맛은 기가 막힌다. 함께 주는 향신료 소스와 함께 먹으면 처음엔 이게 무슨 맛인가 싶다가 다 먹고 나면 자꾸만 생각나는 중독의 맛이다. 그리고 지하에 생과일주스 집에 가면 싱싱한 과일을 청결한 믹서기로 갈아주는데, 설탕을 많이 쓰지 않아서 과일 본연의 맛을 백분 즐길 수 있다. 추천 메뉴는 MIXED FRIUT JUICE와 SOURSOP JUICE!


2. 술을 사고 싶으면 KCC 뒤쪽 주차장으로 가보세요.

 주류는 슈퍼마켓이 아닌 주류전문 판매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나라가 꽤 많은데, 그중 하나가 스리랑카다. 그리고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주류전문점에서도 술을 구입할 수 없다. 이 날에는 식당에서도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 애주가라면 달이 가득 차오르기 전에 미리 넉넉히 구입해두자.


3. 부처님 치아를 모시고 있는 불치사( Temple of the Sacred Tooth Relic)에서 치아를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마세요.

 부처님의 치아를 모셔놨다지만 2년간 살았던 나도 보지 못했다. 그러니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말자. 일 년에 딱 한번 공개하는 날이 있는데, 이날도 치아를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치아가 담겨있는 상자를 공개한다. 그런데 성스러운 상자를 보러 몰려든 수많은 불교신자들로 인해 이마저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부처님 치아를 보는 것은 여행 버킷리스트에서 지우고 대신 불치사의 고요한 아침이나 불치사 뒤편의 정글(Udawatta Kele Sanctuary)을 체험해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날짜를 선택할 수 있다면 7월 말경 시작되는 페라헤라 축제기간을 추천한다. 이때에는 마을 전체가 축제의 공간이 된다. 에버랜드 퍼레이드를 마을 전체에서 진행하다고 이해하면 되는데, 캔디에 사는 코끼리 외에 전국에서 모여든 코끼리가 더해져 엄청난 장관을 이룬다. 여기에 각 마을에서 준비해온 다양한 춤과 불쇼가 펼쳐진다. 문제는 이 시기에 유럽 관광객이 몰리기에 호텔을 구하기 쉽지 않다. 그러니 이 시기에 캔디를 여행하려 계획했다면 호텔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페라헤라 축제


4. 캔디에서 묵을 계획이라면 Suisse Hotel Kandy를 추천합니다.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에펠탑 바로 아래가 아니다. 탑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샹드마르스 공원의 끝자락으로 걸어가거나, 쉬프랑 거리(Avenue de Suffren)로 들어가 첫 번째 왼쪽 골목인 부에노스 아이레스길(Rue de Buenos Aires)로 가면 건물 사이로 에펠탑을 훨씬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다. 같은 이유로 캔디의 랜드마크인 불치사를 감상하기에 가장 적합한 호텔은 Suisse Hotel Kandy이다.

 불치사 주변으로 참 많은 호텔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그런데 하나같이 좁고, 지저분하고, 비싸다. 게다가 불치사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 Suisse Hotel Kandy는 아주 오래된 호텔이지만 유지보수를 잘해서 고풍스러운 매력이 있다. 캔디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야외 수영장의 선배드에 누워 햇살과 파란 하늘을 즐길 수 있다. 또 넓은 홀에서 라이브 음악과 함께 즐기는 우아한 뷔페 식사도 합리적인 가격(20달러쯤)에 즐길 수 있다.

 캔디 시내와 불치사까지 걸어서 15분이면 갈 수 있다. 이 길을 걷는 동안 시시 때때 빛깔이 변하는 캔디 호수와 어우러진 불치사의 전체 모습을 감상할 수 있고 밤이라면 홀로 빛나는 불치사의 황금 지붕도 감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훌륭한 호텔이 1박에 5~6만 원 선으로 저렴하다.

Suisse Hotel Kandy의 야외수영장


5. 여행 중 병이 났다면 국립병원이 아닌 사설병원에 가세요.

 스리랑카에서는 의료 서비스가 무료다. 이를 위해 GENERAL HOSPITAL이 지역마다 있다. 병원이 무료이면 좋을 것 같지만 겪어보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예를 들어 이가 썩어서 병원을 찾았다 가정해보자. 한국에서의 병원이라면 신경치료를 하고 씌워야 하는데 금으로 할지, 도자기로 할지 각각의 장단점과 가격을 제시하고 환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치료를 받거나 다른 병원을 찾아 또 다른 치료법을 강구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무료가 되면 환자의 선택지가 사라지고 의사들은 굳이 힘든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할 이유가 사라진다. 그러다 보니 이가 썩어서 병원에 가면 가장 간단하고 명쾌한 방법인 발치를 선택하게 되고 실제로 이빨이 송송 빠진 채로 사는 하층민들이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중산층은 저녁시간에 의사 선생님 집으로 찾아간다. 부족한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의사들이 퇴근 이후에 집에 와서 또 진료를 보는데 아는 사람만 알음알음해주는 정도가 아니라 리셉셔니스트도 있고 진료실도 갖춘 사설 병원이다. 그러나 내가 하숙하던 집의 집주인이 의사였고, 아들 딸들도 모두 의사였기 때문에 굳이 사설병원을 찾을 일은 없었다.

 아픈 일이 없어야겠지만, 만약 캔디를 여행하는 중 병이 났다면 국립병원이 아닌 사설병원에 가야 하고, 너무 위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콜롬보까지 이동해서 LANKA HOSPITAL 등 큰 병원을 찾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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