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앗따맘마 Mar 01. 2023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보다

또 다른 추억이 내게로 들어온다

할리우드에 가장 큰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다, 그렇게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가 지워졌다



어릴 때부터 내 이야기를 머리에서 손으로 옮겨나가는 과정을 좋아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과정이 지나야 비로소 내 추억이 마음속으로 간직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머리에서 마음으로 가는 길이 더 짧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기어코 손을 거쳐야만 추억으로 남았다.


이런 취미는 곧 내 영화 블로그까지 옮겨갔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또 다른 세상을 차창 너머로 힐끗 엿보는 기분이었기에 혼자서 곧잘 즐겨봤던 내가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보여주고 싶어 최근 영화 블로그를 시작했다.


한 편 한 편 나만의 필모그래피가 차곡차곡 채워질 때마다 점점 할리우드에 대한 환상이 움트기 시작했다. 나의 필모그래피가 나름대로 자부심 느낄 정도로 쌓여갔을 무렵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또 한 줄이 추가됐다.


'할리우드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극장에 들어가 가장 유명한 영화를 가장 실감 나는 스크린으로 관람하기'




해외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자막 없이 보는 나의 모습을 막연하게 상상만 해봤는데 이번 LA 여행을 통해 드디어 이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여행을 계획하기 전 필수적으로 해야 할 우선순위에 '영화 보기'는 필수였다.


여행을 출발했을 시기에 가장 유명했던 영화가 딱 마침 '아바타: 물의 길'이어서 자막 없이 보기에도 안성맞춤인 영화였다. 영상미가 우선시 되기도 하고 대사도 별로 없을 것 같은 영화여서 내 마음은 더 쿵쾅대기 시작했다.


내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세상이 도와주는 기분이었달까. 여행을 떠나기 전 핸드폰을 통해 영화 사이트에 들어가서 IMAX 4D 가장 중앙 좌석에 잽싸게 예매를 완료했다.



영화관은 어디로 했냐면 LA를 여행할 때 필수로 관람해야 하는 유명 배우들의 핸드 & 풋 프린팅을 볼 수 이있는 <TCL 차이니즈 극장>으로 예매했다. 멀리서 배우들 풋 프린팅을 촬영하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그 영화관 안에 일행과 함께 들어가니 마치 영화배우가 된 기분도 들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상영관에 들어가니 엄청나게 많은 좌석과 양손을 펼쳐도 품 안을 벗어나는 스크린 크기가 나를 반겼다. 어린아이가 솜사탕을 발견한 것 마냥 나는 저항 없이 해맑은 미소를 지어버렸다. 이 얼마나 고대하고 또 기다리던 순간이었나.


드디어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가 지워지는 순간이었다.



자리에 앉아 마치 고급 레스토랑을 처음 가본 사람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렸고 자리를 앉았다 일어섰다 뒤를 돌아봤다가 또 상영관 앞으로 나가봤다가 누가 봐도 처음인 것처럼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영화는 역시 예상했던 대로 영상미 위주이었기에 이해하는데 어려움 없이 2시간 넘는 시간을 행복하고 촘촘하게 채웠다.

 

이 맛에 우리는 여행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숨겨져 있던 어쩌면 나의 순수한 모습이 여행지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또 다른 우주를 만나는 일.


나에게 여행은 또 다른 우주를 만나 경험하는 특별하고도 평범한 일상이다.


앞으로 또 내가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는

'12월 31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수많은 인파들 사이로 새해를 맞이하는 일'이다.

늘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은 설레는 일이고 또 삶을 살아가는데 기름 같은 역할인 것 같다.

여러분들의 버킷리스트가 궁금하다.



작가의 이전글 미국 LA에서 느낀 한국과 다른 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