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행

by 뜨달

인생은 여행이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삶이라는 여행길에 오르기 전

모든 걸 내가 결정했다

기억을 잠근 이유는 더 재미있는 여행을 경험하기 위함이다

광대한 우주에서 지구를 선택하고

지금의 공간과 시간을 선택한 이유가 있겠지


이제 그 여행길 반쯤 온 것 같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

함께 하는 길동무를 더 챙겼어야 했나

다른 길로 돌아올 걸 그랬나

아직 남은 날들을 위한 여행경비를 아껴뒀어야 했나

이대로 계속 가도 되는 걸까

처음 내가 어떤 계획을 했는지

무엇을 경험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그걸 알면 더 알차고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을 텐데


다른 사람의 여행길이 더 좋아 보인다

더 풍요롭고 더 편하고 더 행복해 보인다

저마다 여행길에서 힘든 지점을 만날 것이다

항상 내 고통이 제일 커 보인다

고개 들어 둘러본다

다른이도 지쳐 쉬고 있다

지친 이에게 물 한 잔 건넬 여유를 가져 본다

그렇게 빨리 달려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마 지금이 쉬어가는 때라고 삶이 알려 주고 있는지 모른다.


잠시 멈추고

그동안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경험을 떠올려 본다

가지 말았어야 할 장소와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은 없다

만약 지나온 여행길이 후회된다면

아마 내 계획은 후회라는 경험을 하기 위함일지 모르겠다.

맘껏 후회하자 그리고 다시 가보자


언제나 ‘지금’이 제일 아프고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고통을 견디는 강도만큼이 희망의 크기’라는 어느 작가의 말이 위로가 된다

이번 여행의 고통이 다음 여행의 희망이라면 기꺼이 그 고통을 견디리라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 희망이 돋아 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