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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nokno Oct 06. 2024

이카로스

어스푸름한 하늘을 가로질러

너를 태우고 달리는 자전거


오래 전

페이스북 담벼락에 낙서하던 시절

전국민이 썸을 타던 와중에도

방안 책상 밑에서 새우 잠만 자던 너


지금 와

서른 번째 생일 축하를 받다가도

공연히 마음이 차가와져서

눈을 질끈 감았다

영혼 없는 껍데기인 것만 같아서


창고 문을 퍽 열어젖히고

너를 흔들어 깨우고 떠나자며

녹슨 네발 자전거의 나사를 조이고

안장 위 먼지를 털고 페달에 발 올리며

그래야만 삶이 진실이 될 것만 같아서


눈을 뜬 너는 너는 생경한 듯이

서울 한복판을 내려다보고

불안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그러나 무언가 결심한 듯이


반나절 지나 뜨겁게 작열할 태양

그 열기도 내쫓고 드높이 떠오를

나의 이카로스, 나의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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