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푸름한 하늘을 가로질러
너를 태우고 달리는 자전거
오래 전
페이스북 담벼락에 낙서하던 시절
전국민이 썸을 타던 와중에도
방안 책상 밑에서 새우 잠만 자던 너
지금 와
서른 번째 생일 축하를 받다가도
공연히 마음이 차가와져서
눈을 질끈 감았다
영혼 없는 껍데기인 것만 같아서
창고 문을 퍽 열어젖히고
너를 흔들어 깨우고 떠나자며
녹슨 네발 자전거의 나사를 조이고
안장 위 먼지를 털고 페달에 발 올리며
그래야만 삶이 진실이 될 것만 같아서
눈을 뜬 너는 너는 생경한 듯이
서울 한복판을 내려다보고
불안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그러나 무언가 결심한 듯이
반나절 지나 뜨겁게 작열할 태양
그 열기도 내쫓고 드높이 떠오를
나의 이카로스, 나의 영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