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 레 꽃 필 때

by 시인 화가 김낙필





에디트 피아프 노래는 신파적이다

이미자의 노래처럼 말이다


오래된 노래를 들으면 옛날 생각이 난다

산업사회 시절의 부두 노동자나 방직공장 여공들이 떠 오른다


그 시절 찔레꽃 향기를 맡으며 잠드는 창가에는 여치 소리가 밤새도록 들렸다

아카시아 나무에 허름한 그네를 걸고 그 노래들을 불렀다


시발택시와 우마차가 동행하던 신작로 끝에는 청화루와 태양당 약국이 있었다

그 옆으로는 중앙시장이 길게 뻗어 미림극장을 거쳐 문화극장까지 나아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극장도 요릿집도 흘러간 영화 속 장면처럼 모두 신파적이기만 하다

이브 몽땅, 파트리샤 카스, 로라 피기, 릴리아(Lilya),

윤심덕, 심순애도 신파극의 주인공 들이다


피아프는 죽었어도

이미자는 여직 살아있다

살아서 그 옛날 섬마을 선생님을 부르고 있다


나도 여태 살아있어

장밋빛 인생, 사랑의 찬가를 흥얼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