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 는 하 루

by 시인 화가 김낙필



창가 늦은 햇살이

젖은 타올과 빨간 티셔츠와 푸른 팬츠의 물기를 말리울때

나는 등나무 의자에 앉아

지나간 주말 드라마를 본다

블루마운틴 커피한잔 내려

마시며 건조대의 빨래가 나를 쳐다보며 얘기를 걸어오고

기우는 햇살은 저녁을 맞는다

뭘 먹을까 생각하다

누룽지를 한주먹 냄비에 넣고

끓인다

오이짠지 꺼내고

매실장아치 꺼내고

열무김치, 찐명란젓을 소반에

얹어 이른 저녁을 먹는다

연속극도 끝나고 가로등에 불이 들어올쯤

저 멀리 아버지가 검은봉지를

들고 들어오실 시간이다

지금내가 그때 아버지의 나이를 훨씬 넘긴 나이인데...

혈압약 먹어야지ᆢ

늙는 하루가 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