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간다
4호선, 공항선 열차를 타고 간다
여행 가는 게 아니고
짜장면 먹으러 간다
공항 음식점 '영빈루'의 짜장, 짬뽕은 예술이다
가는 동안 두 메뉴 중 무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시내에도 중국집이 많은데 하필 왜 그 먼 곳 공항까지 갈까
유난스럽다고 흉보지 마라
'영빈루' 맛은 전혀 수고가 아깝지 않다
절대 잊지 못한다
그래서 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간다
간 김에 출국장 라운지에서 드립 커피도 한잔 하면서
여행객 모드로 놀다 올 셈이다
비행기 탄지도 시간이 좀 돼서 몸이 근질근질하다
간 김에 훌쩍 떠나고 싶지만 꾹 참고 돌아와야지
공항으로 간다
비행기 타러 가는 게 아니고
짬뽕 먹으러 간다
공항에 무슨 짬뽕이 있나고?
제1 터미널 공항 철도에서 내리면 출국장 가는 길목에 '迎賓樓'라는 중국 음식점이 있다
거기 짜장면, 짬뽕 맛이 기가 막히다
과천에서 영종도까지
장장 왕복 4시간을 들여서 짜장면 먹으러 간다
웃지 마시라
그만한 가치가 있어서 가는 거니까
그리고 오고 가며 서해 뻘 밭도 보고
그동안 詩 세 편쯤은 쓸 수 있어 생산성도 좋다
공항 꼰대라고 너무 나무라지 마시라
지금은 절기상 공항에
꼰대들이 상주하는 시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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