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눈이 와
뜰 안을 자락 곱게 덮었습니다
대나무 빗자루로 쓸려다
아까워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햇살이 곱게 내리쬐면
자연히 사라질 물상이니까요
까마귀 한 마리 감나무 가지에 앉아 털을 고릅니다
깃털 하나 떨어져
눈 위에 발자취를 남깁니다
어디선가 풍령소리 들려옵니다
먼 산기슭으로 산비둘기 울고
다시 또 눈이 내립니다
눈 속의 저 들국화는
추울까요
따듯할까요
눈 내리는 먼 들이 점점 더 멀어져 갑니다
세상도 까무룩 히 저물고 있습니다
창가에 기대어 그저 멀리
눈발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