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간밤에 눈이 와

뜰 안을 자락 곱게 덮었습니다

대나무 빗자루로 쓸려다

아까워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햇살이 곱게 내리쬐면

자연히 사라질 물상이니까요


까마귀 한 마리 감나무 가지에 앉아 털을 고릅니다

깃털 하나 떨어져

눈 위에 발자취를 남깁니다


어디선가 풍령소리 들려옵니다

먼 산기슭으로 산비둘기 울고

다시 또 눈이 내립니다


눈 속의 저 들국화는

추울까요

따듯할까요

눈 내리는 먼 들이 점점 더 멀어져 갑니다

세상도 까무룩 히 저물고 있습니다


창가에 기대어 그저 멀리

눈발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