尙秀

잘난 여자

by 시인 화가 김낙필




敏喜는 착하고
날 끔찍이 위해 줍니다
예의도 바르고 살림도 잘합니다
물론 자기 몫의 일도 잘하지요
연약하지만 강인 합니다

애인 같고
친구 같고
딸 같고
때론 어머니처럼 자상합니다
아버지처럼 근엄할 때도 있지요
敏喜는 팔색조입니다
사막 여우 같습니다
매의 눈도 가지고 있지요

敏喜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고 살아갑니다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왔기 때문입니다
그 강은 나의 강이었습니다
우리는 강물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배 없이 맨발로 걸어갈 때까지 기다리려고 합니다

나는 한량(閑良)입니다
敏喜가 알아서 살림을 꾸려갑니다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사랑도 먹고 뭐든지 다 차려줍니다
敏喜는 잘 난 여자입니다
못난 사람에게 와서 사서 고생합니다
묵묵히 제 뒷바라지만 합니다

세상은 우리를 비웃습니다
손가락질합니다
그러나 우린 그런 시선에 끄떡도 안 합니다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니까요
우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압니다
쉼 없이 갈 겁니다
평등한 곳을 향하여

그동안 여러분은 여러분의 길을 열심히 가시길 바랍니다
나는 閑良 예술가 H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