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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

by 시인 화가 김낙필


비행기 옆구리에 앉으면

날개 쪽 엔진 소리로 내내 시끄럽다

참고 가다 보면 소음도 어느새 적응이 돼서 무감각해진다

애기와 함께 탄 승객이 주위에 있으면 아이의 칭얼거림으로 산만해진다

애기가 잠들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몸을 비틀고 고쳐 앉기를 수십 번 하고서야 중간 목적지에 도착한다

동행친구는 키가 180센티가 훌쩍 넘어 앞 좌석에 무릎이 닿아 불편하다고 했다

일반석 여행자의 고충이다

방법은 인내하는 수밖에 없다


가운데 좌석을 갑갑해 견디지 못하는 나는 추가비용을 내고 앞자리 통로 쪽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좀 편하기는 한데 장시간 비행에 엉덩이 아픈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여행은 이런 고행을 감수해야 다닐 수가 있다


이제 여행의 시작인데

불평불만은 감수하고 여러 변수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거기다 돈 밝히고 심술 맞은 가이드라도 만나면 여행의 만족도는 급격히 추락한다

이 모두가 요행수이다


이제 장거리 여행을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까

결론은 비관적이다

서너 시간쯤 비행하는 동남아나, 중국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려야 할까 보다

옛날보다 여행의 설렘도 크게 줄었다


야자수 그늘 썬베드에 누워 파도 밀려오는 소리나 들으며 망중한을 즐겨야겠다

지금은 '아부다비'로 날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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