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4도에 문상을 다녀왔다
장례식장 분위기는 좋았다
너무 오랫동안 치매로 식구들을 난처하게 했던 모친이 94세로 유명을 달리하셨다
가끔 정신이 드시면 요양병원은 절대 안 가시겠다고 버티시는 바람에 한 사람이 꼭 옆을 3년 동안 지켜야 했다
그렇게 3년을 사시다가 가셨다
식구들의 표정은 시원 섭섭해 보였다
긴 병치레에 효자 없다는 말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그만큼 환자와 가족들은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한다
이제 식구들은 큰 짐을 덜은 듯 홀가분해 보였다
상갓집의 화기 애애한 분위기가 왠지 서운하기도 했지만 이해하기로 했다
병치레를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손으로 오줌똥을 받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치매가 얼마나 황망한 병인지
가족들은 내일부터 발 뻗고 잠 잘 것이다
변 냄새를 안 맡아도 될 것이고
맘 놓고 외식도 하고 여행도 다닐 것이다
오랜만에 친구는 나와 함께 해외여행도 갈 수 있게 됐다
상청에 하얀 국화 한 송이를 올려놓으며 속으로 기도했다
잘 가셨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부디 영면하십시오
그렇게 다 들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