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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그곳

by 시인 화가 김낙필



도망가려해서 도망가 지는것이 아니라는걸

사람 세상은 악연으로 묶여있어 도망칠수가 없다는걸

비가와서 아름답고

긴 장마가 반가워서 포구에 앉았다가

술은 달고 눈물은 쓰다는걸

슬며시 알아냈

꿈과 현실은 늘 괴리가 있어서

꿈은 사라지고 늘 꾀조조한 현실만 남아 있다

그러나 언젠간 꿈처럼 한번 살아볼 요량이다

동네에서 멀리 나폴리같은 곳으로 도망쳐볼 요량이다

'후크' 선장이나 '잭스페로우' 선장을 닮고도 싶다

'조니뎁'이나 '컵 스완슨'이라면 얼마나 짜릿할까

작은 세상에서 덫에 걸려 살다가 '피터'는 혈액암에 걸려 죽었는데

장마가 멈칫하자 여름 매미가 울기 시작한다

곧 입추인데 폭염은 멈추질 않고

울고 싶은데 그냥 웃고산

경마장 천변 개망초 언덕에서 검은 잠자리를 보았다

말잠자리가 사라진후 세상이 많이 변했다

벌도 곧 사라질 판국이다

인간도 거세 당하고 열매를 맺는 일은 장차 없어질 것이다

정자 은행에서 만드는 복제 인간들이 세상을 지배할 날만 남았다

도망갈 세상은 한곳 남겨뒀다

말할수 없다

바오밥나무는 죽고

종려나무만 살아 남은 곳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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