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방

by 시인 화가 김낙필



지난밤 잠에서 깰 정도로 천둥 번개가 난리도 아니었다
골방에 누워 이불속에 있는 나는 안온했다
이 골방이 이렇게 안전한 곳일 줄은 천둥 번개가 지나가고 나니 알겠다
일본, 중국 나라는 물난리로 피난민이 수천만이라는데
폭풍우에도 편안이 드러누워 잠잘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모처럼 골방이 끔찍이 소중해진다
옛날 산동네 살 때
아랫동네 부자마을 물에 잠겨 물 퍼내는 광경 보며
산동네도 좋을 때가 있구나 했던
그런 기억이 떠 오른다


골방은 쪼그마해도 무한한 내 우주가 있고 천정에는

광활한 세계 지도가 펼쳐져 있다
창문을 열면 나무숲의 향기와 높은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이 머무는ᆢ
산비둘기 울음 우는 골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