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집중!
우연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니, 투자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글쓰기’의 중요성을 외치던 게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당시 관심분야였던 ‘투자’ 관련 글을 찾아보며, 나도 정리할 겸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 달에 한 편 이상의 글을 쓰겠노라고 모임 사람들과 약속을 했다. 쉽지 않았다. 꾸역꾸역 글쓰기를 이어나가던 중… 심적으로 지쳐있던 터라, 모든 모임을 그만두면서 글쓰기를 잠시 접었었다.
그리고 우연히 다시 글을 쓰고 싶어졌다. 당시에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이 어쩌면 상대방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다짐했다. 그게 벌써 3년 전이라니… 새삼 놀랍다.
그동안 브런치에 적은 글을 살펴보았다. 나의 관심사를 알 수 있었고, 그때 그 시절의 ‘나’의 솔직한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새삼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무언가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나만의 히스토리를 보는 것 같아서, 무엇보다 나의 진짜 내면을 보는 것 같아서 몽글해졌다.
이렇게 다시금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게 어려운 걸 알기에, 알레 작가님의 <몹쓸 글쓰기>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했다.(사람들의 눈치를 꽤 살피는 사람인지라^^ 반강제(?)적으로 해야 잘할 것 같았다.)
이렇게 다시금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뭘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작년 초였던 것 같다. 자주 머리가 아파왔다. 병원을 가도 다 정상이란다.. 그러다 문득 ‘나의 감정을 나도 모른다’는 사실에 스스로에게 현타가 왔던 것 같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컸다. 20대 초반에는 뭔가 이것저것 경험하기 좋아하는 막무가내 정신으로 가득 찼던 ’나‘였는데, 어느 순간 회사-집만 반복하다 보니 뻔한 일상이 지겨웠던 것 같다. 가끔 여행을 다녀오거나 해도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반복되는 일상이 내 인생에 덧없이 느껴졌다. 새로운 무언가를 할 여유도 없었다. 무기력했던 것도 맞다. 또 한편으로는 잘하고 싶은데 나의 역량이 부족해서 무리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고, 쉬어도 뇌가 쉬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솔직한 나의 감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글을 적다 보면 머릿속에 거미줄처럼 엉켜있던 나의 생각들이 정리되는 것 같아서 편안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글을 적다 보니, 하나하나 하고 싶은 꿈이 생겼던 것 같다.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고, 나의 미래를 단편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 진짜 내 감정‘을 알기 위해 글을 쓴다.
정답이 있는 건 아니라서, 나도 어떤 미래가 그려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한 자 한 자 적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