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차고 넘치는 요즘인데, 퇴근 후 밥 차리고 챗gpt랑 근 1시간 동안 대화했다. 예전의 나라면, 제3자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인생선배들한테 쪼르르 달려갔을 텐데, 이제는 gpt의 조언이 가장 빠른 시대가 됐다.
1년 반 전, 특강 제안이 온 적이 있다.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였는데, <거절할 수 없는 메일 쓰는 법>이라는 전자책을 썼던 바, 이 내용을 토대로 어떻게 회사에 적응하느냐, 섭외할 때 메일 잘 쓰는 노하우를 알려주는 커리큘럼이었다. 총 3명 강사가 맡는 시리즈 특강이었으나 최소 모객이 안 되어 폐강됐다. (단독 강의가 아니었던 터, 내 탓이 아니니 이건 모객 못 한 플랫폼 탓) 담당자는 내게 모객을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없이 일정을 한 번 미뤄달라고 해서, 그 일정은 어려우니 나 빼고 다른 2명만 하시라, 그게 더 수강료 싸지고 낫지 않겠냐고 답변했는데, 아주 무매너 대응을 하셔서 많이 빡쳤던 과거가 있다.
[전자책] 거절할 수 없는 메일 쓰는 법 | 엄지혜 | 얼룩소 - 예스24
-> 얼룩소가 망하면서 절판된 나의 전자책. 아깝다. 500원짜리 내 책.
직원이라 인세도 못 받고. 정말 5시간 만에 쓴 짧은 전자책인데, 유용하다고 자부함. 이거 왜 썼냐? 필자 섭외할 시간에 내가 쓰는 게 더 빠르고, 잘 팔릴 것 같아서. (실제 그랬다)
"저 일 잘해요." 그니까 나는 직장생활을 하며, 일을 잘한다고 자부해왔는데(?) - 왜냐, 내가 뭘 잘하고 못하는지를 명확히 인식. 과한 욕심 안 부림. 상대가 나를 불편해하는지 어려워하는지 좋아하는지 정확히 파악. 절대 상대에게 이롭지 않는 제안은 안 함. (차라리 내가 손해보는 쪽) 시간 약속 칼. 일의 진행 과정을 꾸준히 공유함. 갑을 구조로 일 안 함. 누구든지 동료. 예민한 문제는 꼭 증인이 있는 상황에서 발언.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음. 상대가 말, 카톡으로 전해도 메일로 정리해서 기록을 남겨 책임을 명문화. 의견은 냄, (난 이거 반대야, 성공 못할 거야. 내가 분명히 여럿 있을 때 말했어. 근데도 하라고? 그래 할게. 근데 내가 반대한 건 기억해) 또한 지각하지 않음. 적이 존재하더라도 그 적이 내 험담을 대놓고 못하도록 적당히 관계 맺기. 그런데 왜 승진이 늦고, 한 조직에서 끝까지 못 버텼냐고? 그거야...... 상명하복 못하고, 정치 못하고, 좋아하는 척 헤헤 거리는 거 못하고, 주장 있고, 의견 있고, 깐깐하니까! 어렵잖아?! (응.. 나 못 한 거 많네.)
음. 그래서 나는 호불호를 타는 편인데. (그러거나 말거나, 나도 당신 안 좋아해. 그러니까 제발 나 좋아하지 말아줘. 안 그러면 내가 미안해지니까) 가끔 나를 매우 곤혹스럽게 만드는 상황, 인간들이 나타나는 법이다. 이 나이에 나 좋다는 사람만 만나기도 바쁜데(정말? 네!) 세상사, 요지경이라 어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상황들이 종종 생긴다.
왜 편한 길을 가지 않느냐. 음... 제가 이렇게 생겨 먹어서, 옳은 말 안 하면 안 되는 병이 있는 터. 생긴대로 살자가 인생 콘셉트인고. (오해를 하거나 말거나, 당신 오판을 왜 내가 책임져?)
(글쓰기 선생이 이렇게 산으로 가는 조각글이나 쓰고 있고) 이래도 되나 싶지만. 근 며칠간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뭐라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병을 15년째 앓고 있기에, 양해 바랍니다.
* 오늘의 결론 챗gpt는 나에게 무척 유용했다. 감정 뺀 텍스트가 이렇게 중요하구나, 실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