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의사> 솔직 치료기
손이 떨려서 국그릇을 들 수 없게 되었을 때,
그게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분은 정확한 원인을 몰라
불안에 떨기 마련이죠.
제가 그 진실을 밝혀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오늘 하루도 평범하게 시작하셨나요?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걷는 일상이
어느 날 갑자기 어려워진다면 어떤 기분이 드실까요?
저는 매일같이 많은 파킨슨병 환자를 보고 있는
콕통증의학과 신경과 전문의 조성호입니다.
오늘 들려드릴 환자 이야기가 본인 이야기 같다면,
딱 3분만 집중해서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
진료실에서 만난 한 분의 이야기
얼마 전, 한 환자분이 콕통증의학과를 찾아오셨어요.
요통과 다리 통증 때문에 걷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셨죠.
처음 진료실에 들어오실 때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걸음걸이가 매우 느리고 조심스러웠고,
다리가 뻣뻣하게 굳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환자분은 이미 협심증과 고지혈증으로 내과 치료를 받고 계셨고,
최근엔 손 떨림과 몸이 느려지는 증상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셨다고 했어요.
그곳에서 파킨슨병 초기증상이라는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하더라고요.
환자분은 말씀하셨어요.
파킨슨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뒤부터
몸이 점점 더 굳어가는 느낌이 든다고요.
특히 다리는 저리고 아프고,
조금만 걸어도 뻣뻣해져서 자꾸 멈춰 서게 된다고요.
허리도 오래전부터 안 좋아서 다른 곳에서
시술도 받고, 다리 혈관 치료도 받아보셨대요.
그런데 통증은 나아질 기미가 없으니,
이제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나 보다 싶었다고 하셨어요.
ㄴ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환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집중하겠습니다.
사실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시는 분들이
가장 힘들어하시는 게 바로 이 부분이에요.
진단을 받은 순간부터 모든 증상이
파킨슨병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거든요.
✔️ 다리가 아픈 것도 파킨슨병 때문
✔️ 걷기 힘든 것도 파킨슨병 때문
✔️ 몸이 뻣뻣한 것도 파킨슨병 때문
물론 파킨슨병이 이런 증상들을 일으킬 수 있는 건 맞아요.
하지만 모든 증상이 병만으로 설명되는 건 아니에요.
특히 노년층 환자분들은 대부분 척추 질환이나
관절 문제를 함께 갖고 계시거든요.
이 환자분도 그랬어요.
저는 환자분께 허리와 다리에 대한 정밀 MRI 검사를 제안드렸어요.
당일 MRI 촬영 가능한
콕통증의학과 오시는 길
파킨슨병으로 인한 증상인지,
아니면 척추나 다른 원인 때문인지 구분하는 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검사 결과,
예상했던 대로 허리에 문제가 있었어요.
✅ 요추 전반에 걸친 퇴행성 디스크 변화
✅ 요추 5번의 2단계 전방전위증
✅ 양쪽 신경공 협착
✅ 만성 신경뿌리병증
쉽게 말해서, 허리뼈가 앞으로 밀려나가면서
신경을 누르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다리로 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저림과 통증이 생긴 거였죠.
이건 파킨슨병 때문이 아니라
척추 자체의 문제였어요.
환자분이 다른 병원에서 시술을 받으셨는데도
좋아지지 않았던 이유도 명확했어요.
신경이 눌린 정확한 위치를 찾아서 치료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거죠.
파킨슨병과 척추 질환, 함께 봐야 해요
이 환자분처럼 파킨슨병과 척추 질환이 동시에 있는 경우, 치료 접근이 달라져야 해요.
저는 우리 병원 척추관절센터 원장님과 협진을 진행했어요.
1️⃣ 먼저 신경과에서 파킨슨병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2️⃣ 척추 전문의가 허리 신경 압박 상태를 확인한 뒤
3️⃣ 어떤 증상이 파킨슨병 때문이고, 어떤 증상이 척추 때문인지 구분했어요
그 결과, 환자분의 다리 통증과 저림은 주로 척추에서 오는 거였고,
근육의 뻣뻣함과 느린 움직임은
파킨슨병과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치료 계획을 이렇게 세웠어요.
✔️ 척추 문제는 PEN 시술로 눌린 신경을 풀어주고
✔️ 파킨슨병은 약물 조절과 재활운동으로 관리하기로
PEN(Percutaneous epidural Neurolysis) 시술은 경막외강 내시경 신경성형술이라고 해요.
가느다란 카테터를 척추 신경 근처에 넣어서 유착을 풀어주고,
압박받고 있는 신경 주변의 염증을 제거하는 치료예요.
수술보다 부담이 적으면서도 효과가 좋아서,
고령 환자분들이나 기저질환이 있으신 분들께
자주 시행하는 치료인데요.
이 환자분도 협심증이 있으셔서
전신마취 수술은 부담스러웠거든요.
시술 후 일주일 정도 지나서 다시 오셨을 때,
환자분 표정이 달라져 있었어요.
다리 저림이 확실히 줄었고,
통증도 많이 가라앉았다고 하셨어요.
무엇보다 걷는 게 훨씬 수월해졌다고 좋아하시더라고요.
물론 근육의 뻣뻣함은 여전히 남아있었어요.
이건 파킨슨병으로 인한 증상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환자분께 파킨슨병 약물을 세밀하게 조절해드리고,
보행장애 클리닉에서 재활운동을 시작하도록 안내해드렸어요.
파킨슨병 초기증상, 이렇게 나타나요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파킨슨병 초기증상을 놓치시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대부분 이렇게 생각하시거든요.
나이 들면 다 이런 거 아니야?
하지만 파킨슨병의 초기 신호들은 생각보다 명확해요.
출처: Wikipedia
✅ 한쪽 손이 미세하게 떨려요
✅ 걸을 때 한쪽 팔을 덜 흔들게 돼요
✅ 글씨가 점점 작아져요
✅ 표정이 굳어 보인다는 말을 들어요
✅ 목소리가 작아지고 발음이 어눌해져요
✅ 자세가 구부정해져요
✅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발을 끌듯이 걸어요
✅ 근육이 뻣뻣하고 관절이 굳은 느낌이 들어요
이런 증상들이 서서히,
한쪽에서부터 시작된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봐야 해요.
파킨슨병 진단, 어떻게 하나요?
사실 파킨슨병 진단은 생각보다 어려워요.
MRI나 CT 찍는다고 바로 나오는 게 아니거든요.
파킨슨병은 뇌 속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병이에요.
이 변화는 일반 뇌 MRI로는 잘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파킨슨병 진단은 주로 이렇게 이루어져요.
1️⃣ 신경학적 진찰
신경과 전문의가 직접 환자분의 움직임, 근육 긴장도, 반사 등을 세밀하게 확인해요.
파킨슨병 특유의 떨림, 경직, 느린 움직임, 자세 불안정을 평가하는 거죠.
2️⃣ 증상의 경과 관찰
파킨슨병은 대부분 한쪽에서 시작해서 서서히 진행돼요. 증상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떻게 변해왔는지가 중요한 단서가 되죠.
3️⃣ 약물 반응 검사
파킨슨병 약을 소량 투여했을 때 증상이 좋아지는지 확인해요. 파킨슨병이라면 약물에 반응을 보이거든요.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시면 대부분 충격을 받으세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치료는 가능한 건지 막막하시죠.
하지만 제가 환자분들께 꼭 말씀드리는 게 있어요.
파킨슨병은 관리할 수 있는 병이에요.
물론 완치는 어려워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조금씩 진행될 수 있어요.
하지만 적절한 약물 치료와 재활운동을 병행하면
증상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고,
일상생활도 얼마든지 유지할 수 있거든요.
실제로 제가 진료하는 많은 파킨슨병 환자분들이
약을 잘 복용하시고 꾸준히 운동하시면서 건강하게 지내고 계세요.
파킨슨병과 다른 질환, 함께 관리해야 해요
앞서 소개해드린 환자분의 경우처럼,
파킨슨병 환자분들은 다른 질환도 함께 갖고 계신 경우가 많아요.
특히 허리나 무릎 같은 척추관절 질환이 동반되면 증상이 더 복잡하게 나타나요.
✔️ 파킨슨병 때문에 걷기가 힘든 건지
✔️ 허리 때문에 다리가 아픈 건지
✔️ 아니면 둘 다인지
이걸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면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려워요.
그래서 콕통증의학과에서는
신경과, 척추관절센터가 협진 체계로 운영되고 있어요.
환자분 한 분을 여러 전문의가 함께 보면서,
각 질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거죠.
오늘 소개해드린 환자분도 이런 협진을 통해 좋아지셨어요.
현재 치료 8개월째인데, PEN 시술로 다리 통증이 많이 개선되셨고,
남아있는 근육 경직은 파킨슨병 약물을 세밀하게 조절하면서 재활운동으로 관리하고 계세요.
환자분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파킨슨병이라고 다 나빠지기만 하는 건 아니구나,
지금처럼 잘 관리하면서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요.
여러분도 파킨슨병 초기증상이 의심되거나,
이미 진단을 받으셨다면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파킨슨병은 분명 쉬운 병은 아니에요.
하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충분히 일상을 유지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파킨슨병만 보는 게 아니라 환자분의 전체적인 상태를 함께 봐야 한다는 거예요.
허리가 아프면 허리도 치료하고,
다리가 저리면 그 원인도 찾아서 해결해야 해요.
파킨슨병이라고 모든 증상을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오늘 소개해드린 환자분처럼,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다시 걸을 수 있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파킨슨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는 이야기였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조성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