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선택하기.

쌍수를 하려고요.

by 세명지 다인


어? 뭘 했지? 한 거 같은데? 아닌가? 생각하며 누군가를 유심히 쳐다본다.

했네, 했어. 아니야?


자연스럽거나 혹은 티 나게 이뻐질 수 있는 수술.


살 빠져서 쌍꺼풀이 생겼나? 하면서 의도적으로 속일 수도 있다.


요즘에 보니까 가격도 싸. 학생 할인, 방학 할인, 연휴 할인 들어가면 100만 원 미만이 뭐야 30만 원에도 수술하던데.


예전에는 그랬지. 20년 전 만해도 성형수술이라는 게 슬슬 알려지던 그때. 누가 얼굴에 뭘 했데~라고 보면 보통 기본적으로 쌍수였지. 얼굴에 손대는 게 아직은 어색하던 그때. 가격도 굳이 이렇게 돈을 들여야 하나 싶은 애매한 가격. 주변에서 많이들 안 하던 시기라 신기해서 쳐다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안과에서 실비 적용이나 아니면 치료 목적이라고 속이며 쌍수를 할 수도 있었다. “속눈썹이 들어가서 눈을 살짝 치료했어” 라며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때는 얼굴에 손대면 큰일이라도 난 것 마냥 이야기가 오고 가던 때였으니까.


점점 기술이 발달해서 요즘엔 30분이면 되고, 수면마취도 필요 없기도 하던데. 성형수술이라기보다 피부과 시술 느낌이 더 강한 것 같아. 점 빼는 것처럼. 눈에 라인 하나 넣는 느낌.

성형 후기도 많고 요즘엔 워낙 흔하게 접하기도 해서 무서움도 많이 없어진 것 같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무서워서 성형외과 문을 두드리기가 겁이 날 거다. 나처럼.


나는 내 얼굴에 손대는 게 무서웠다. 매일 환자들을 통해 수술 결과를 직접 보는데도 말이다. 문제없이 수술 마치고 예뻐지는 모습도 보는데 말이다.


뭐가 무섭냐면..

수술하고 나서 내 눈이 팅팅 부으면?

수면마취하고 못 깨어나면?

혹시라도 실명하면 어떻게 해?

내 눈이 이뻐지면 다행이지만 이상해져서 평생을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

내가 병원을 상대로 고소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원하는 건 이게 아니었는데.’ ‘병원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며 나 몰라라 할 텐데.’ ‘괜찮다 할 텐데. 그 뒷감당은 오로지 내 몫이잖아.’

다들 그러겠지. 그러니까 누가 하라고 했냐고. 네가 결정한 것 아니냐고.


나는 그런 게 참 무서웠다.

그냥 조금 예뻐지고 싶었을 뿐인데. 답답한 내 눈을 조금만 손대고 싶었던 거지. 유명 연예인들처럼 예뻐지는 건 바라지도 않아. 그냥 “안 이쁨”에서 “흔녀”라도 되고 싶어서 말이지.


눈은 얇은 피부조직으로 되어있고 신경이 근접하게 있어 부작용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지가 쉽게 바뀐다는 건 장점이자 단점도 될 수 있기에 쉽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다.

그런데 그 중요한 부분을 무시하고 광고에 넘어가서 후기만 가득한 병원을 선택한다. 처음 보는 원장에게 내 눈을 맡긴다. 얼굴의 개성, 피부 상태, 얼굴 비율, 눈꺼풀의 위치와 두께, 코와 미간의 길이가 똑같지 않은 얼굴의 후기를 보고 내 눈을 맡길 사람을 고른다는 건 약간 말이 안 되는 느낌이다.

또한 병원의 시스템, 추후 관리, 비용, 부작용 발생 시 대처 방법 등을 다 따지며 고민하고 병원과 원장을 선택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이 그 모든 것을 파악하고 고르기란 쉽지 않다. 귀찮기도 하고 정보의 바다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고르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 같은 기분이랄까.


성형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던 어느 날, 내가 갑자기 쌍꺼풀 수술이 하고 싶어 졌다. 그리고 병원을 골랐다. 다른 곳은 알아보거나 가보지도 않고 우리 병원으로 정했다.

일단 병원 시스템이 가장 믿음직스러웠다. 수술 전부터 마취과 원장님께서 상태를 계속 확인해 주시고 마취약도 개인에게 적당한 용량으로 계산해서 진행한다. 수면마취를 하더라도 수술 전, 후 위험부담이 될 만한 개인질환을 파악하여 수술에 대해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시스템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귀찮기도 하고..


병원에 근무한다고 해도 다른 병원의 시스템은 잘 알 수 없다. 아무리 대단한 광고를 한다 하더라도 실제 돌아가는 시스템을 정확히 알긴 어렵기 때문이다. 병원 관계자에게 병원 시스템을 자세히 들어보거나 내가 직접 경험해 보지 않는 이상 알 방법이 없다.

들어보면 마취과 원장님이 상주한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수술시간만 잠깐 있는 경우도 있고 담당 원장님이 수술 후 관리를 해준다고 했는데 수술하고 보니 다른 원장님이 케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수술 후 관리, 원장님 케어, 시스템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병원에서 수술하기로 했다. 누가 보면 대단한 수술이라도 하는 줄 알겠네.


사람들마다 병원을 고르는 방법은 다 다르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후기가 많은 병원.

연예인이 했다고 광고하는 병원.

가격이 저렴한 병원

친구가 성형수술했는데 정말 잘 되어서 소개받은 병원

집 근처 병원

수술을 잘한다고 소문난 병원

TV에 나온 원장님이 수술하는 병원


병원을 선택한 뒤에 실장님께 원장님을 추천받기도 하고 원장님을 찾아서 병원으로 가기도 하겠지만 모든 사항들을 충분히 고려하고 수술을 진행했으면 한다.


나는 특히나 겁도 많고 상상력도 풍부해서 최악의 상황을 계속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앉아서 고민을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다 보니 눈 수술 하나 하는데도 수술 상담을 잡기까지 1년은 고민했다. 잘하는 병원에서 잘하는 원장님이 있는데도 고민을 한 걸 보면 내가 생각해도 좀 답답하다. 언제나 최악을 상상하고 부작용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수술 후의 이미지가 하기 전보다 안 좋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 속에서 계속 고민했었다.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내가 단번에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점( 占 )이었다.


계속 고민하다 점( 占 )을 보러 갔는데 수술을 하면 좋다는 거다.

“칼을 미리 대면 사고수없이 좋을 거야.”

신기하게 이 말을 들으니까 불안과 걱정이 한달음에 사라졌다.


나처럼 점을 보고 오시는 분들도 계신다. 수술 날짜와 시간과 같이 중요한 결정을 점사를 통해 결정하고 오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런 분들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 마음을 나는 알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나마 확답받고 싶은 그 마음.


수술을 할 때 병원이나 원장님 선택을 점으로 결정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병원과 원장을 충분히 고민하고 정했는데도 무언가 불안하고 고민이 된다면 점을 보기도 한다는 걸 이해한다는 거다.


성형은 다시 되돌릴 수도 없고 나의 선택이기에 누구 탓을 할 수 없다는 것.

돈과 시간을 쓴 만큼 결과가 좋았으면 하는 바람.

내가 정한 선택이 최선이자 최악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

후회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나는 그 마음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 마음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달래줘야 하는 게 내 직업이었다.

오늘도 성형외과에는 마음을 달래고 간호하는 간호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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